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6일 권력구조 개헌 방향으로 제시한 이원집정부제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말한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외교 통일 국방 등 외치를 전담하고, 국무총리는 행정수반으로 내치를 맡아 권력을 분산하자는 것이다. 대통령 직선제는 유지하되, 총리는 의회가 선출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접목시킨 구조다.
분권형 대통령제는 주요 권력기관 및 각료 인사권과 예산 등 모든 권력을 틀어 쥐고 있는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의 독주를 견제하는 데 유용하다는 평가다. 또 연립정부 구성을 통해 정파간 극심한 대립도 최소화할 수 있다.
개헌추진 의원모임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이원집정부제에 대해 “대한민국처럼 갈등이 심한 나라에서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이 서로 싸우지 않고 연정하고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1월 강창희 전 국회의장 직속으로 구성된 국회 헌법개정 자문위원회도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행정권을 분담하고 입법부와 행정부의 협력을 도모하며 책임정치를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를 들어 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분권형 대통령제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선 현행 선거제도를 함께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키는 소선거구제를 통한 현행 양당제가 유지되는 한 단독 과반을 얻는 쪽에서 수상과 장관 다 나오는 제왕적 총리의 승자독식 구조가 반복 되는 ‘개악’이 될 수 있다”며 권력 구조와 선거제도를 패키지 개헌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외치와 내치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국정상황을 어떻게 조율할지, 또 대통령과 총리가 원만한 협조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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