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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 김관진과 단독회담 제안' 놓고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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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 김관진과 단독회담 제안' 놓고 오락가락

입력
2014.10.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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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지난 7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긴급 단독 접촉’을 제의했는지, 그 진위 여부를 놓고 16일 정부는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에는 북한이 김관진 실장과의 단독 접촉을 제안했다고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1시간도 채 안돼 ‘실제 접촉 대상은 두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을 번복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공개보도를 통해 ‘김관진 실장과의 단독 회담’을 제안한 사실을 밝히자 정부는 또 한 차례 입장을 바꿨다. 남과 북이 전날 벌어졌던 군사회담을 두고 지루한 진실공방을 벌인 하루였다.

● 하루 종일 오락가락한 정부

황병서와 김관진 실장 간 ‘긴급 단독 접촉’이야기가 처음 나온 건 이날 오전 10시40분 통일부 당국자와 출입 기자 간 비공개 브리핑에서였다. 기자들이 전날 남북 군사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된 배경을 묻자 당국자는“북측이 10월 7일 황병서 총정치국장 명의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서해 북방한계선(NLL) 총포 사격 관련 ‘긴급 단독 접촉’을 제의해왔고 북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비공개로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긴급 단독 접촉’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황병서가 애초에 김관진 실장과의 단독 접촉을 제의했는데 우리 정부가 거부해 결과적으로 급을 낮춰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회담장에 나오게 된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북한이 군부 2인자인 황병서와 김관진 실장 간의 단독 접촉을 제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국자는 “표현은 ‘긴급 단독’인데 그것이 수행원도 없는 일대일 접촉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결과적으로 (북한의 제안을) 우리가 일단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발표는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바뀌었다. 이 당국자는 “긴급 단독 접촉 표현이 황병서와 김관진 실장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발신자, 수신자 명의가 그렇다”며 “북한은 전통문에서 북측 수석 대표로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오후 2시 40분쯤 “긴급 단독 접촉은 북측이 황병서 명의로 우리 김관진 실장 앞으로 보낸 통지문에서 제안하였으나 실제로 접촉 대상은 두 사람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 북한의 반격과 진실공방

그러나 북한이 오후 8시쯤 조선중앙통신 공개보도를 통해 남북 군사회담 성사과정을 밝히며 “지난 7일 남북 함정간 상호 총격 직후 김관진 실장에게 ‘각서’를 보내 이번 사태를 수습할 목적으로 귀하와의 긴급단독접촉을 가질 것을 정중히 제의했다”며 보도해 이 같은 정부 발표를 뒤집었다. 이 밖에도 중앙통신은 ▦남측에 세 차례 회담을 요구했고 이에 남측이 마지못해 응했다 ▦김관진 실장과의 회담을 원했지만 남측이 급을 낮춰 국방부 정책실장을 수석대표로 보냈다 ▦우리는 공개회담을 원했지만 남측이 비공개를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북한의 도발에 정부도 이날 오후 11시 30분쯤 “북측이 관련 내용을 왜곡하여 공개하는 데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자료를 내며 맞대응했다. 그러면서 “북측이 7일 통지문을 통해 서해상 교전과 관련해 ‘긴급단독접촉’을 제의하며 김영철이 특사로 나올 것이며,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의 접촉을 제안”했다고 언급하며 ‘북한이 김관진 실장과의 접촉을 원했다’고 인정함으로써 입장을 한 차례 번복했다.

회담 성사 배경과 진행 과정을 놓고 남북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투명한 남북대화’라는 원칙을 스스로 저버린 정부가 이런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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