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시라쿠스대학이 에볼라 발병 지역인 라이베리아 취재를 하고 온 워싱턴포스트 사진기자에게 일찌감치 예정됐던 이 대학 강의를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에볼라 감염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는데도 “학생 보호”를 이유로 삼았기 때문이다.
미국 사진전문지 뉴스포토그래퍼에 따르면 시라쿠스대 로레인 브랜햄 학장은 이 대학 저널리즘 프로그램에 초청 강의를 하기로 됐던 미셸 두실레 기자에게 행사에 참석하지 말아주도록 16일 요청했다. 두실레는 퓰리처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미국에서 유명한 사진기자다. 두실레는 라이베리아 에볼라 취재를 하고 지난 달 26일에 귀국했다. 두실레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학장의 전화를 받고 분노했다”며 “시라쿠스의 저널리즘 수준에 굉장히 실망했다”고 말했다.
시라쿠스대에서 개최되는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저널리즘 전문가들이 분야별로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는 방식으로 두실레는 초청 강사 중 한 명이었다. 두실레의 부인으로 2011년 퓰리처상을 받은 니키 칸 역시 초청 대상이었지만 참석하지 말아주면 좋겠다는 사실상의 통보를 받았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브루스 스트롱 교수는 자신의 “권한 밖 일”이라며 “브랜햄이 학교 인사들과 만난 뒤 전화로 두실레에게 이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실레는 라이베리아에서 귀국한 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철저하게 자신의 감염 가능성을 검사했고, 21일 동안 거의 매 시간마다 체온을 측정했다고 말했다. 불참을 통보를 받은 날은 두실레가 라이베리아에서 돌아온 지 21일(에볼라 최대 잠복기간)째 되는 날이었다. 두실레는 “조금이라도 의논을 하려고 들었다면 브랜햄도 사실을 알았을 텐데 그들은 그저 겁을 먹어서 CDC나 프로그램 책임자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고 21일간의 관찰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랜햄은 “두실레가 참석 불가 통보를 받은 이유는 몇몇 학생들이 불안해 하며 이의제기를 했고 이런 상황이 더 커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실레가 라이베리아에서 일했다는 사실을 브랜햄 역시 이날 아침까지 알지 못했지만 몇몇 학생들이 이를 알고 두실레가 미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나 되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브랜햄은 “두실레가 CDC 책임자와 함께 라이베리아에 있었던 것, 그가 CDC에서 검사를 받았다는 것, 국내로 돌아온 지 21일이 지났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의무는 학생들은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일이 최대 잠복기간이 맞느냐는 의문이 계속 제기돼 왔고 학부모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은 분명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주에는 조지아대학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라이베리아인 언론인 웨이드 C.L. 윌리엄스의 강연이 예정돼 있었는데 이를 안 학부모 및 지역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해 결국 강연이 연기됐다.
이상언 인턴기자(동국대 국제통상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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