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데일리, 공연 규모 키우기만 급급"
알림

"이데일리, 공연 규모 키우기만 급급"

입력
2014.10.20 04:40
0 0

경기과기원 2년째 '사랑방 콘서트' 반응 좋자 지역축제로 확대 제안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유스페이스 앞에서 경찰이 추락사고 현장인 환풍구 앞을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유스페이스 앞에서 경찰이 추락사고 현장인 환풍구 앞을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기 붕괴 사고와 관련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하 경기과기원)이 월례 행사로 열던 소규모 콘서트를 이데일리측이 무리하게 규모만 키우려다가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가 협찬 수익을 불리기 위해 인기 걸그룹까지 초청해놓고도 이에 대한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19일 경기도와 경기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기과기원은 지난 2012년 5월부터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 임직원들을 위해 H스퀘어 광장 야외무대에서 ‘사랑방 정오 콘서트’를 개최했다. 매달 둘째, 넷째 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여는 이 콘서트는 ‘사랑방’이란 이름처럼 클래식 동호회원 등이 참석하는 소규모 형태로 진행됐다. 간혹 클래식 관련 유명인들이 참석하기는 했지만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의 호응이 좋아 매번 200~400명의 관람객들이 찾아 사랑방 정오 콘서트는 2년 넘게 꾸준히 이어졌다.

콘서트의 반응이 좋자 이데일리측은 경기과기원에 행사의 규모를 키워볼 것을 먼저 제안했다. 경기과기원 관계자는 “이데일리측에서 매년 1차례 정도 지역 문화축제로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입주사만을 위한 공연이 아닌 사회공헌에 일조할 수 있는 문화예술 축제로 확대해보자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이데일리측은 인기 걸그룹 포미닛과 티아라 등을 초청하면서 행사 규모를 키우고 명칭도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로 달리했다. 그러나 정작 행사장 규모는 300여명이 모이던 H스퀘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유스페이스 광장을 택했다. 유스페이스를 택한 이유는 이데일리 계열사인 KG이니시스가 이곳에 입주해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경기과기원측의 설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데일리측은 행사의 안전장치 보강보다는 이곳 저곳에서 관련 예산을 끌어 모으는데 힘을 쏟았다. 이데일리가 행사를 위해 외주업체인 플랜박스에 제공한 금액은 4,000만원이었지만 관련 기관에서 지원 받은 금액은 경찰에 밝힌 것만 7,000만원이다. 이 또한 당초 2억원으로 예상했다가 축소한 것이라지만 최소 3,000만원을 챙긴 셈이다. 이데일리는 경기과기원에서 3,000만원, 모 은행에서 2,000만원, 모 기업에서 1,000만원을 받았고 성남시에서도 1,000만원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남시는 주최자 논란과 함께 이데일리에 지원을 하기로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이데일리가 공연의 내실과 안전보다는 규모 키우기에만 매달리면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기 걸그룹이 공연을 하면 많은 인원의 관람객들이 찾아오는 것이 당연한데도 정작 공연장은 사랑방 콘서트에나 어울릴 만큼 협소하고 안전장치나 안전요원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데일리측은 “입주사와 지역민들을 위해 개최한 순수한 문화축제였다”며 “사고와 관련해선 경찰 수사 과정에서 모두 밝힐 것”이라고 짧게 해명했다.

김기중기자 k2j@hkl.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