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기술 임원 3명 ‘전관예우’ 재취업
지난해 원자력발전소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났던 한국전력기술의 임원(상임이사) 3명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모두 같은 회사에 다시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순옥(새정치민주연합) 위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면직 처리된 한전기술 김모 전 경영관리본부장과 윤모 전 원자력본부장이 9개월만인 지난 17일 한전기술의 상근위촉사무역으로 임명됐다. 김 전 본부장은 홍보실에서, 윤 전 본부장은 원자력사업처에서 각각 근무하게 됐다. 상근위촉직은 1년 단위로 근로계약 갱신이 가능하고, 연봉은 5,000만~6,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함께 1월에 면직된 이모 전 플랜트본부장은 퇴임 2개월만인 지난 3월 이미 플랜트본부 상근위촉직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6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기술은 원전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에 대해 책임지겠다며 1급 이상 직원 246명(한수원 177명, 한전기술 69명)이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4개월 뒤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 사람의 사직서도 수리되지 않았고, 이들이 도리어 급여로 약 93억원을 챙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올 1월 한수원 임원 2명이 사직했지만, 한전기술에선 아무도 물러나지 않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전기술은 뒤늦게 본부장 3명을 면직 처리했다. 지난해 이들은 연봉 1억7,900만원씩을 받았다.
전 의원은 “원전 비리에 대해 책임지고 상임이사들이 2~9개월 만에 한전기술에 도로 취업한 건 국민 기만”이라며 “비리 척결이라는 사회적 약속을 버린 비도덕적 전관예우 인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전기술 관계자는 “상임이사로 재직했던 3명이 계약직으로 채용된 건 사실이지만, 관리자 역할이 아니라 오랜 업무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실무를 맡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원전과 화력발전소를 설계, 건설하는 한전기술은 지난해 원전 부품 승인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비리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졌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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