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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회 연수 빌미 해외관광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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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회 연수 빌미 해외관광 여전

입력
2014.10.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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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원 15명 터키 등 '외유' 국외출장 심사 피하려 꼼수까지

태안군의회 연수 예산 반납 대조, 박남규 의장 "긴축재정 운영 동참"

충남 기초의회의 연수를 빌미삼은 해외 관광 구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천안시의회의 경우 공무국외출장 심사를 피하려 꼼수까지 동원해가며 외유를 강행하는 등 여전히 유권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일부 기초의회가 자치단체의 긴축 재정에 공감한다며 해외연수 예산을 반납하는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21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시의원 21명 가운데 15명이 5명씩 3개 팀으로 나눠 지난 19일 터키, 20일 일본으로 제각기 출발한 데 이어 21일 중국 연수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외연수는 출발 전 나흘에서 열흘 사이에 졸속 추진한데다 연수 과정에 관공서 방문은 찾아보기 힘들고, 홈쇼핑 판매 여행상품과 대동소이한 일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5인 이하의 의원이 국외출장을 할 경우 심사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천안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에 관한 규칙을 교묘하게 이용, 연수 팀을 5인 이하의 3개 팀으로 구성했다.

이렇게 천안시의원들이 무더기로 국외 연수에 나서자 경실련 등 지역시민단체가 공식적인 관공서 방문조차 없는 외유성 관광이라며 사과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병인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사전 계획 없이 목적도 명확하지 않은 국외연수는 외유성 관광에 불과하다”며 “의원들이 인원 쪼개기 꼼수를 짜내 수의계약으로 여행을 강행, 행정부를 감시 견제하기 위해 보다 엄격히 지켜야 하는 절차와 규칙을 스스로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논산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시민과 언론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관광성 해외연수를 다녀와 뭇매를 맞았다.

지난달 21일 논산시의원 5명은 다양한 시정 견학과 선진농업 기술연수 명목으로 수행공무원 3명과 함께 7박 9일 일정으로 터키와 그리스를 돌아봤다. 여행경비는 의원 1인당 382만여원으로 모두 2,959만여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해외연수 장소의 대부분은 관광지 일색이었다. 공식 활동이라는 터키 이스탄불시청과 베이올루 구청, 그리스 국회의사당 방문 일정에는 사전에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 있지 않았다. 현지 시ㆍ구청 방문에서는 각각 20여분쯤 머물다 나온 것으로 확인돼 지역경제 상황을 배우겠다던 취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또한 의회 직원을 포함해 전체 연수참가자가 8명인데도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 심의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행업체 선정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을 이용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태안군의회는 지난 15일 의원간담회를 열고 의원 해외연수 관련 예산 1,580만원을 반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의원들은 간담회에서 관광성수기인 지난 여름 피서객 감소로 주민소득이 줄고 지역경제 불황으로 이어진데 대한 걱정을 공유했다. 이와 함께 복지예산 증가 등을 이유로 긴축예산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감안해 해외연수를 접기로 결정했다.

박남규 의장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해 군민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민 대표기관답게 솔선수범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며 “이번 해외연수 포기를 계기로 군 의회가 군민의 복지증진과 지역발전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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