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올해 풍년이 기대되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꼭 그렇지는 않다. 각 대륙으로 퍼지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일부 작물의 작황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작물은 초콜릿의 원료로 사용되는 코코아(카카오)다. 코코아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된 서아프리카지역 국가에서 주로 생산돼 ‘에볼라 역풍’을 가능성이 높다.
에볼라가 가장 많이 확산된 주요 3개국(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코코아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이웃 나라 코트디부아르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경우가 문제다. 코트디부아르는 서쪽으로 라이베리아 및 기니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두 나라 국민의 왕래가 잦은 편이라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도 그만큼 높은 편이다. 그래서 무역업자들은 서아프리카지역의 코코아 수확기를 앞둔 요즘 에볼라 발병 여파가 미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7일 ‘에볼라 발병이 서아프리카 코코아 생산을 위협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재배 농민들은 주로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수확하고, 특히 수확기에는 일감을 찾아 국가간 이동할 수 있어 불안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불안감은 이미 시세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코코아 국제시세는 최근 2주 사이 10% 급등한 톤당 2,305파운드(396만원)로,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인이 가장 즐겨 마시는 커피(원두)도 올해 작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커피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커피협회(NCC)는 올해 커피생산량이 지난해(4,915만 자루, 1자루=60㎏) 보다 18% 줄어든 4,010만 자루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커피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브라질의 올 작황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자 원두 가격도 크게 올랐다. 국제커피협회(IC))에 따르면 1파운드 당 평균 원두 가격이 지난달 1.61달러로 1년 전(1.11달러)에 비해 50% 가까이 급등했다. 게다가 최근 브라질에서 에볼라 의심환자가 발생해 불똥이 튈 가능성도 남아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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