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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저 에볼라에 뚫렸다… 美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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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저 에볼라에 뚫렸다… 美 패닉

입력
2014.10.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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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니 의료봉사 다녀온 의사 감염 "격리 전 지하철 탑승" 공포 증폭

뉴욕, '국경없는 의사회' 일원으로 활동했던 크레이그 스펜서가 서아프리카를 방문하고 돌아온 후 뉴욕에서 에볼라 증상으로 검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23일 스펜서가 거주하던 주택 한 이웃이 뉴욕시 보건부 직원이 건네준 에볼라 안내문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 '국경없는 의사회' 일원으로 활동했던 크레이그 스펜서가 서아프리카를 방문하고 돌아온 후 뉴욕에서 에볼라 증상으로 검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23일 스펜서가 거주하던 주택 한 이웃이 뉴욕시 보건부 직원이 건네준 에볼라 안내문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에볼라 공포가 세계 경제 중심인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도 상륙했다. 뉴욕도 에볼라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미국 사회에 미치는 심리적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23일 뉴욕 벨뷰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의료 봉사를 마치고 뉴욕으로 돌아온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33)가 에볼라 감염 확진 판정을 받고 집중치료 중이라고 발표했다.

비영리기구 ‘국경 없는 의사회’ 소속인 스펜서는 미국에서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네 번째 환자다. 라이베리아인 토머스 던컨(사망)과 던컨을 치료하다 감염된 간호사 니나 팸, 앰버 바이슨은 비교적 한적한 곳인 텍사스주 댈러스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스펜서의 경우 830만 가량이 밀집한 대도시에서의 환자 발생이라 미국 사회에 던지는 충격이 더 크다.

스펜서는 지난 14일 기니를 떠난 뒤 유럽을 거쳐 지난 17일 뉴욕 JFK공항에 도착했다. 하루 두 차례 체온을 재며 별다른 이상 증세를 발견하지 못했던 그는 22일 저녁 피로도를 느낀 뒤 23일 아침 심한 발열과 설사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스펜서는 경찰차의 호위 속에 에볼라 치료시설을 갖춘 벨뷰 병원으로 긴급히 옮겨져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뉴욕 도착 뒤 스펜서의 자유로웠던 움직임은 뉴욕시민들에게 공포를 전달해줄 만하다. 그는 5㎞가량 조깅을 했고 지하철을 3차례 이용했다. 지하철과 택시를 이용해 브루클린에 있는 볼링장과 뉴욕 중심가 맨해튼에 다녀오기도 했다. 뉴욕 보건당국은 스펜서가 들린 볼링장을 잠정 폐쇄하고 할렘에 있는 스펜서의 아파트에는 출입 통제조치를 내렸다. 당국은 스펜서의 교통카드를 확보해 그가 들른 지하철역을 파악 중이다. 보건당국은 “스펜서가 지하철을 이용했을 당시엔 열도 없었고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볼라는 감염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스펜서와 신체 접촉을 한 사람은 스펜서의 약혼녀와 친구 2명으로 아직 감염 증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도 보건당국은 전했다. 스펜서의 약혼녀 등 3명은 격리돼 있다.

스펜서의 감염이 미국에서 이뤄지지 않았고 스펜서가 다수의 사람과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하나 스펜서의 확진 장소가 대도시 뉴욕이기에 미국 내 에볼라 공포는 더 확산될 조짐이다. 쿠오모 주지사와 더블라지오 시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연 것도 공포 확산 차단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쿠오모 주지사는 에볼라 감염이 발생한 텍사스주와 뉴욕주의 차이를 강조하며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나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더블라지오 시장도 “에볼라와 접촉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에볼라 환자와 같은 지하철을 타고 주변에 산다고 해서 위험에 처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뉴욕 당국이 에볼라 공포 확산 차단에 적극 나섰으나 뉴욕시민과 미국인들의 의구심을 충분히 덜어줄지는 의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스펜서가 지하철과 택시를 이용해 볼링장과 맨해튼에 갔던 22일 이전인 21일부터 피로감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에볼라 초기 증세가 있는 상황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펜서가 지하철을 이용했을 당시 승객 수는 어느 정도였는지도 확실치 않고, 이들을 모두 추적해 감염 여부 판단을 내리기까지 격리조치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기준도 없는 상황이다.

공항 검색의 실효성 여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미국은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JFK공항에서 에볼라 사태가 심각한 서아프리카 3개국(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에서 입국한 승객을 대상으로 체온을 재는 검사를 하고 있다. 11일 이후 입국한 스펜서는 발열 증상이 없어 아무런 제지 없이 입국 심사대를 통과했다. 20일부터 미국 정부는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승객의 건강 상태를 21일(에볼라 최대 잠복 기간) 동안 관리하고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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