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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아기·동물 '3B 시장' 쑥쑥, 한국 브랜드도 뜬다

입력
2014.10.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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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백화점 한복판에 라네즈 매장 한류스타 모델 앞세워 고객 몰려

한자녀 정책 완화로 육아·분유 활짝… 한국 제품 신뢰 높아 절호의 기회

중국 상하이의 복합 쇼핑몰 '홍이광장'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하우스 옥외 광고판. 이 쇼핑몰 내부에 에뛰드하우스 대형 매장이 입점해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중국 상하이의 복합 쇼핑몰 '홍이광장'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하우스 옥외 광고판. 이 쇼핑몰 내부에 에뛰드하우스 대형 매장이 입점해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중국 상하이(上海) 팍슨백화점 화이하이루(淮海路)점 1층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매장에는 우리나라 배우 송혜교의 대형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이곳은 2002년 라네즈가 중국에 처음으로 세운 점포로 진출 12년 만에 하루 매출만 최고 1만위안(약 170만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점포의 성공에 힘입어 중국 전역에 라네즈가 확대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주요 고객은 주변에 근무하는 20, 30대 사무직 여성이다. 진출 초기 기초 화장품 위주로 팔렸지만 올해 들어서는 색조 제품인 BB쿠션뿐 아니라 남성제품, 먹는 화장품인 콜라겐 제품까지 인기다. 이곳에서 6년간 근무한 허원희(?文懿) 홍보담당은 “올해 6월 송혜교가 방문한 데 이어 이달 말 라네즈 옴므 모델로 최근 인기가 높은 탤런트 송재림이 매장을 찾을 예정이라 남성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며 “한국 브랜드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1층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매장도 들어서 있다. 올해 리뉴얼 하면서 매장은 2배로 커졌고 자리도 핵심 위치로 옮겼다. 설화수는 이 백화점 내 40여개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상위 5,6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영화배우 가오위안위안(高圓圓)을 비롯해 유명인사들이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 지면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매장을 찾은 손님 이린(李琳)씨는 “원래 민감한 피부인데 기초 제품이 좋다고 해 사용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요즘 ‘3B 시장’이 뜨고 있다. 3B란 원래 광고업계에서 아기(Baby), 미인(Beauty), 동물(Beast)을 모델로 쓰면 주목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지칭하는 약어인데, 이 3B 관련 업종이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업체들도 중국에 추가 공장을 설립하는가 하면 고급화, 차별화를 경쟁력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중 선두주자는 단연 화장품(Beauty)이다. 한국 화장품은 중국인 관광객을 뜻하는 요우커들(遊客)의 구매 필수품이 됐을 정도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7억9,593만2,000달러로, 관세청이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최대치인데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발생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2일 상하이 자딩취 마루쩐(嘉定區 馬陸鎭) 공업 지역에 뷰티 사업장을 지었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이 30%가량 급성장함에 따라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하정철 아모레퍼시픽 상하이연구소 팀장은 “중국은 북쪽과 남쪽의 기후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해야 한다”며 “중국인들의 피부를 연구해 현지인들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고가 한방 화장품 ‘후’를 한류 배우 이영애를 앞세워 중국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올 상반기 들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도 지난해 중국에서만 34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연평균 60%이상 성장하고 있다. 중국 내 백화점과 가두점을 중심으로 66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홈쇼핑까지 입점시켰는데 올해 중국 매장을 8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이 33년 만에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믿을 수 있는 한국 육아용품, 분유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13조원이던 중국 분유시장 규모는 지난해 15조원을 넘어섰고 2016년에는 23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올해 중국 시장 분유 매출 목표를 지난 해보다 50% 늘어난 4,000만달러(약 423억원)로 잡았다. 대도시 위주에서 중소도시로 입점을 확대하고, 조산아나 식품단백 알레르기 아이를 위한 특수분유 라인도 확대했다. 남양유업은 올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로 하고 중국 내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도 올해 3,000만달러(약 31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이어 내년에는 4,000만달러(약 423억원)을 수출한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이랜드, 제로투세븐 등 한국 유아동 업체들은 아기 피부에 바로 닿는 기초 내의류의 경우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점들을 활용해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한편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국내 반려동물 기업들도 중국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의 반려동물 보유 인구는 2012년 기준 3,0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미국, 브라질에 이어 3위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반려동물 시장은 앞으로 5년간 43% 성장 135억위안(약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반려견 사료인 ‘오프레쉬’를 출시했는데 앞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비슷한 시기 반려견 사료 ‘아미오’를 선보인 풀무원도 현재 중국에서 진출 요청이 와 검토 중이다.

중국에서 온라인쇼핑몰 업체로 자리잡은 에이컴메이트의 송종선 부사장은 “중국 소비자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아동용품 모두 신뢰도 높은 한국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지만, 이제는 다른 선진국 제품들도 중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더 이상 한국 제품이기 때문에 좋다라는 것으로만 승부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급변하는 시장을 잘 읽고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하이=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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