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전단 살포 고집하는 단체들
해당 단체들, “살포 중지는 김정은 정권에 굴복하고 진실 외면하는 일”
하지만 “효율성과 진정성 없는 행위” 지적
지역 주민 등의 반대와 경찰의 제지에도 대북 전단 살포를 고집하는 보수단체의 속내는 무엇일까. 25일 경기 파주시에서 전단 살포를 예고했던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역 주민들과 실랑이 끝에 무산된 뒤 김포시로 이동해 전단 2만장을 실은 대형풍선을 날려보냈다. 보수단체는 “살포 중지는 북한 정권에 굴복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같은 대북 전단 살포는 효과가 없다는 비판과 함께 지원금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북 전단 뿌리기를 주도한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26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2,000만 북한 동포 모두가 김정은 정권의 실체를 깨달을 때까지 임진각 전단 살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임진각 인근 주민의 반발에 대해서는 “반민족 성향의 종북 좌파들이 전단 뿌리기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것이지 결코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량한 주민들이 수백 명의 전문 시위꾼에게 속아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가능성 없는 전쟁 위험성을 언급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북한의 공갈 협박에 굴복하는 것은 그들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고도 했다.
‘대북전단 살포가 남남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박 대표는 “북한도 올해 5~6월 엄청난 양의 대남 전단을 살포했는데 우리만 문제 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남남갈등은 우리를 반대하는 측에서 일으킨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과는 달리 공개적으로 전단을 살포하는 행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문제는 전단을 ‘공개적’으로 살포한다는 데 있다. 언제 어디서 전단을 보낸다는 공지는 당연히 북한의 반발과 주민 불안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03년부터 매년 5톤 이상의 전단을 비공개적으로 북한에 띄워 보낸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은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모른 척하면서까지 공개적으로 전단을 뿌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진각에서 살포한 전단은 바람 때문에 정작 북한 땅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민복 단장은 “남동풍이 불 때는 강원 철원이나 경기 연천에서 풍선을 날려야 하는데 임진각에서 날리면 모두 서해로 빠져나간다”며 “남서풍이 불 때는 백령도에서 날리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남동풍이 불지, 남서풍이 불지 풍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10일 이후 임진각에서 전단을 살포하겠다’는 식의 예고는 처음부터 풍향을 고려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들 보수단체가 전단을 뿌리는 대가로 종교단체 등에서 지원금을 받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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