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인사에 이어 국감 불출석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 출석하기로 했지만, 조직 안팎의 갈등은 심화되는 양상이다. 보건의료노조 등 시민단체와 야당의 공격에 이어 대한적십자사 본사 노조(한적노조)까지 김 총재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적노조는 27일 오전 성명을 통해 “신임 총재 선출 일련의 사태로 적십자사는 창립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며 “109년간 쌓아온 인도주의 기관으로서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국민은 등을 돌렸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김 총재의 과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노조는 우선 “국정감사 회피로 국회의 정상적인 활동과 정부의 법 집행을 감시하는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모독했다”며 “이른바 ‘국감 뺑소니 사건’은 내부 직원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이는 총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적십자사 전체의 위신에 큰 타격을 줬다”고 언급했다.
또 김 총재가 취임식에서 “잊혀진 적십자”라고 말한 것을 지적하며 “그동안 묵묵히 일해 온 적십자인의 자긍심에 손상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취임 후 직원들과의 소통부재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노조는 “김 총재가 내부 구성원들의 권유와 조언, 충고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소통하지 않으며 독단적인 행동을 하면서 그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하려 한다”며 “개인의 분별없는 행동이 적십자 중립성을 훼손하고 정치 논쟁에 휘말리게 한 점에서 즉각적인 자진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보은인사로 논란 끝에 지난 16일 취임한 김성주 총재는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베이징 출장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복지위는 27일 대한적십자사에 대한 국감을 연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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