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개혁 절박"…공직사회 개혁동참 호소
"방치하면 나라와 후손에 큰 빚…연금개혁 매우 시급"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과제의 시대적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는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집권 새누리당이 그간의 미적대던 태도를 바꿔 158명 전원 명의로 공무원연금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함으로써, 연금개혁 드라이브가 걸린 상태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를 상대로 공무원연금개혁의 불가피성과 '연내 처리'라는 시간표를 제시한 것.
특히 박 대통령이 공무원연금개혁에 시정연설의 상당부분을 할애한 것은 시정연설 이후 열리는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주요 의제로 다루기 위한 포석의 의미도 있어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공무원 연금개혁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나라와 후손들에게 큰 빚을 떠넘기고 연금제도 자체가 파탄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하면 다음 정부와 후손들에게 엄청난 빚을 넘겨주고 큰 짐을 지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연금재정 적자확대로 미래 세대에 천문학적인 부담을 안겨줄 수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대수술을 위해 역대 정부가 메스를 들었으나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정부에서는 반드시 공무원 연금개혁을 해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공무원연금은 처음 설계된 1960년과 지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평균 수명의 30년 증가, 연금수급자의 60배 이상 증가 등을 꼽았다.
이 때문에 연금재정수지 부족액이 현 정부에서만 15조원, 다음 정부에서는 33조원, 그 다음 정부에선 53조원 이상이 되고, "국민부담이 눈덩이 처럼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그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해온 공무원들의 희생을 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솔직히 어느 정부도 이런 개혁이 두렵고 피하고 싶을 것"이라는 심정을 밝힌 뒤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공무원을 향해 연금개혁 동참을 간곡히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또 공무원연금개혁 관련법안의 연내 처리 방침을 밝혔던 만큼 국회를 향해서도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는 연금개혁이 `100만 공무원'으로 상징되는 공직사회의 집단적 반발을 불러올 수 있고, 정치권도 `공심'(公心)을 의식해 연금 개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호소로 풀이된다.
즉, 공무원 연금개혁 작업에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박 대통령 스스로 연금개혁의 의지를 직접 표명하면서 공무원의 동참을 적극 요청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은 나라의 대들보 역할을 해왔고, 그 공로를 인정하고 사명감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지금 경제가 어렵고, 서민 생활은 더욱 어렵다"며 "지금의 희생이 우리 후손과 대한민국의 기반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부디 조금씩 희생과 양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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