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상전벽해… 4만명 종사하는 거대 신도시로
방송·엔터테인먼트·IT업체 등 결집… 언론사·미디어기업도 12개 들어서
과거 거대한 쓰레기매립지가 입주 회사만 900여 개에 이르고, 4만명의 인력이 종사하는 거대 신도시로 거듭났다. 서울 마포구의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이야기다. 이곳은 서울시의 지원을 바탕으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IT업체들이 꾸준히 모여들기 시작한 지 불과 10여 년 만에 서울의 신사업 거점으로 떠올랐다.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절로 나올만한 이 곳에서 한국일보는 30일 신사옥 ‘드림타워’를 착공했다. 쓰레기 더미 위에 세계적인 디지털미디어 산업클러스터를 꽃피우겠다던 DMC 시나리오는 이제 완성단계로 접어들었다.
DMC의 옛 이름은 난지도(蘭芝島)다. 난꽃과 영지가 자라는 섬이란 고상한 이름과 달리 이곳은 1977년 제방이 만들어진 후 서울시의 쓰레기매립장으로 이용됐다. 이후 산업화 물결 속에 폭발적으로 쓰레기 반입량이 늘어나 난지도매립장은 1993년 2월 완전 폐쇄되기에 이른다. 폐쇄 후 1995년까지 토양을 안정시키는 작업과 함께 각종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춘 시민공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던 난지도는 2000년 ‘상암새천년 신도시’계획 발표와 함께 변신을 위한 기지개를 켰다. 당시 상암동 일대를 ▦디지털미디어시티 ▦친환경주거단지 ▦월드컵공원 등으로 개발해 미래형 복합도시 조성한다는 계획을 두고 ‘가능하냐’는 의구심도 일부 나오기는 했지만 사업은 걱정과 달리 순조롭게 진행됐다.
새천년상암신도시 전체 개발면적 170만㎡의 3분의 1(57만㎡)을 차지하는 DMC는 신도시 조성의 핵심사업으로 2002년부터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먼저 디지털미디어 산업클러스터의 기반을 닦기 위한 공공지원 시설들과 중소기업들이 자리잡기 시작해 2006년까지 방송과 게임, 영화 등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과 IT기업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2007년부터는 전략적으로 국내외 주요언론사, 미디어기업 등 첨단미디어 클러스터로서 중심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달 말 현재 중점 유치 시설인 언론사 및 미디어 기업은 12개가 입주해 있으며, IT기업은 9개가 이 곳에 새 터전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DMC 전체 입주율은 93%로 대부분이 입주를 마쳤으며, 이 가운데 중점 유치 시설의 입주율은 81%에 이른다”고 밝혔다. DMC는 30일 한국일보의 신사옥 착공으로 중점 유치 시설 중 핵심인 신문과 방송업체들의 입주 및 입주 준비를 사실상 모두 마쳤다.
DMC가 성공하기까지 잠깐의 어려움도 있었다. 이곳의 랜드마크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33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지으려던 계획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2012년 끝내 무산된 것이다. 시는 랜드마크 사업시행사인 서울라이트타워㈜가 밀린 토지대금(1,068억원) 등을 놓고 벌이고 있는 소송과는 별도로 내년부터 용지 활용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새로운 사업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1심에서 원고(서울라이트타워)의 일부 승소에 항소한 서울시는 현재 2심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는 “DMC 전체 개발 면적 가운데 2개 필지 규모의 랜드마크 부지를 포함해 현재 총 4개 필지가 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면서도 랜드마크 부지를 필두로 내년이면 모든 필지에 대한 분양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강수현 인턴기자(경희대 언론정보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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