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약한 노인, 면역증강제 함유된 백신 맞아야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의 독감 예방 접종률이 80%(2011년 기준) 정도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위다.
하지만 2002~2012년 독감으로 사망한 552명 가운데 65세 이상 사망자가 366명으로 3명 중 2명은 65세 이상 노인일 정도로 독감이나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은 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폐렴, 심근염, 심낭염, 기흉, 뇌염 등과 같은 합병증에 걸리기 쉽다. 심하면 사망한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으로 폐렴구균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 여당은 내년부터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예방접종 장소를 보건소뿐만 아니라 일반 병·의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독감은 예방접종 2주 후 항체가 만들어지며, 6개월 정도 효과가 있다. 따라서 독감이 본격 유행하는 12월에 앞서 11월에 접종해야 한다. 일반 무료 독감백신이 건강한 성인에서 70~90% 면역반응을 보이지만 65세 이상은 17~53%뿐이다. 2010~2011년 계절성 독감백신 효력을 연구한 결과,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독감백신의 바이러스 면역반응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독감 백신은 그 해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3가지 바이러스를 혼합해 만든다. 그래서 바이러스 변종에 의해 백신 효과를 보지 못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령층을 위해 면역반응을 높인,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독감백신 등 대안이 연구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독감 예방접종 효과를 고려해 고용량 독감백신, 피내접종 독감백신, 면역증강제 함유 독감백신이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면역증강제가 든 독감백신만 접종할 수 있다. 이 백신은 일반 백신보다 18~43%까지 높은 면역반응과 항체수치를 보인다. 노인 전용 독감백신에 함유된 면역증강제는 신체 면역반응을 늘리는 물질이다. 몸 속을 방어하는 세포를 활성화해 인플루엔자 항체 분비를 촉진한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노인독감 예방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한 ‘노인 독감예방 건강수칙 5가지’도 발표했다. ▦기침하거나 재채기할 때 입을 가리기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도록 유의하기 ▦외출 후 반드시 비누로 손 씻기 ▦독감백신은 적기 접종하고 50세 이상 성인은 폐렴구균백신도 함께 접종하기 ▦65세 이상은 노인 전용 독감 백신접종하기 등이다.
이명희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은 “65세 이상 노인이 매년 80% 이상 독감접종을 하고 있지만, 독감이나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이 여전히 높다”며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은 내과에서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노인 전용 독감백신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독감은 12월 말부터 다음해 2월에 극심해지고 4월에 유행이 끝난다. 질병관리본부는 10월부터 독감예방 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늦어도 11월까지는 접종해야 한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독감 바이러스 항체가 2주 이내 생기기 시작하고 접종 후 4주면 최고치에 이른다. 그리고 독감백신 효과 지속기간이 6개월이므로 11월에 접종하면 독감 유행이 끝나는 내년 4월까지 예방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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