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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달궈지는 개발사업 열기 사라지는 미분양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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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달궈지는 개발사업 열기 사라지는 미분양 아파트

입력
2014.11.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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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개월 간 3000여채 팔려

매매ㆍ전세가 수천만원 오르기도

개발 사업 규모 커 위험도 주의해야

인천광역시 중구의 영종하늘도시에 위치한 ‘한라비발디’는 미분양 아파트의 대명사였다. 2009년 분양 당시 계약 물량은 총 1,365가구 가운데 300여 가구에 그쳤다. 2012년 9월 입주가 시작된 후에도 미분양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영종도 개발 계획이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도 장기화되고 있었기 때문. 회사는 결국 지난 5월 미분양 1,000여 가구를 약 25% 할인된 가격에 재 분양하기로 결정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현재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는 5년 간 지루한 분양 행보의 마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라비발디 관계자는 “평일에 3건, 주말엔 6~7건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2~3주 안에 남은 물량이 모두 팔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때 ‘미분양 신도시’란 오명으로 불렸던 영종도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완화와 대규모 개발 계획들이 가시화되면서 호가가 오르고 미분양이 줄어드는 등 기대심리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인천광역시 미분양 아파트는 4,640가구로 4개월 새 3,000여가구가 감소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미분양 아파트가 밀집했던 송도와 청라, 영종 등 인천의 신도시들에 저가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영종도 지역이 가장 극적인 반전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영종도는 신도시 세 곳 중 개발이 비교적 더딘 탓에 부동산 침체의 골이 깊었다. 영종지구가 있는 인천 중구는 작년 주택가격 하락폭이 인천 평균(1.88%)의 두 배가 넘는 3.82%에 달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발 호재가 잇따라 나오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표적인 호재는 외국인 투자이민제 확대시행이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일부 지역에만 적용했던 부동산투자이민제도를 영종도 전역으로 확대했다. 특히 7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영주권을 부여하는 투자이민제 투자 대상에 ‘미분양 주택’이 포함되면서 중국인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전언이다. 한라비발디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투자이민제 확대 시행 후 중국인들과 약 10여건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17일 홍콩 4대 재벌인 주대복그룹(CTFE)이 영종도 복합리조트 개발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의향서를 인천시에 제출하는 등 대규모 외국인 투자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복합카지노리조트 건립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20일 영종도에 들어서는 33만㎡ 규모의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기공식을 할 예정이다. 인천 운남동의 T공인중개소 대표는 “지난 10년간 수많은 프로젝트가 발표됐지만 대부분 첫 삽도 못 뜨고 무산됐다”며 “현재 계획 중인 세 개의 대규모 관광개발사업 중 하나가 실제로 공사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 공사가 본격화되고, 반도체 회사인 스태츠칩팩코리아가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이전함에 따라 인구 유입량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KTX 개통 등 거주 여건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KTX영종역은 내달 개통 예정이며 최근 대형 할인점이 문을 열고 연말부터 상가들도 속속 준공될 예정이다.

영종도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낙 시세가 크게 떨어졌던 탓도 있지만 전세나 매매 시세가 작년 말보다 4,000만~5,000만원 가량 뛴 곳도 많다”며 “토지를 보유중인 일부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개발 계획들의 윤곽이 좀 더 드러낼 때까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대규모 개발사업은 성공하면 좋지만 좌초할 경우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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