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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 평가가 암기로 변질" EBS 연계 부작용 지적에 문제은행 방식 찬반 공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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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 평가가 암기로 변질" EBS 연계 부작용 지적에 문제은행 방식 찬반 공방도

입력
2014.11.2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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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출제 오류 사태가 빚어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출제 방식을 재검토하라고 주문함에 따라 수능 체제의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현행 수능 출제 방식의 문제점으로 ▦EBS 70% 연계정책 ▦짧은 출제 기간 ▦ 특정 대학 출신 위주의 출제위원 구성 ▦출제 위원의 교사 참여 저조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수능이 도입된 근본 취지가 바르게 실천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수능의 전면적인 개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5일 열린 수능 개선 방안 토론회에선 출제위원 구성 문제와 EBS 교재 연계 출제의 부작용이 지적됐다. 수능이 당초 도입 취지인 사고력 평가 대신 암기 위주의 시험으로 변질됐다는 지적과 함께 대학입시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복되는 수능 출제오류,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논란의 핵심은 수능 출제방식의 문제”라며 “합숙형 출제 방식 대신 문제은행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700명에 이르는 출제 및 검토위원이 한달 간 합숙하면서 수능을 출제하는 현 방식에서는 출제 오류나 관리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역대 수능출제위원장 23명 중 22명이 서울대 출신”이라며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에 대한 기준을 철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대훈 전 EBS 강사는 “문제은행 방식은 사전 문제 유출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수능 시험을 경험한 대학생으로 구성된 학생 검토위원을 통해 난이도 조절과 오류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과 EBS 연계 방식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조왕호 대일고 역사 교사는 “학생들도 교사의 수업에 집중하기보다는 EBS 교재를 보는 게 더 중요해졌다”면서 “EBS 교재를 총정리해주는 참고서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대훈 강사도 “영어 과목의 경우 EBS 교재의 지문을 전부 번역해 암기하면 영어를 전혀 공부하지 않고도 고득점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20년 이상 수능 체제가 이어지면서 기존에 출제되지 않은 문제, 난이도 조절용 문제를 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수능 오류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왕호 교사는 “난이도 조절을 위해 평소 잘 다루지 않는 지엽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출제하게 되면 이런 문제에서 오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토론 참가자들은 수능이 당초 도입 목적이었던 통합 교과적인 사고력 평가 대신 이전 학력고사 시절의 암기식 문제로 퇴행했다는 지적과 함께 수능의 기본 취지를 돌이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정호 교수는 “수능 문제 하나에 대한 논란으로 사회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가 없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학생부 활동을 살펴보는 입학사정관제 등 새로운 대입 시스템이 빨리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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