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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사퇴도 암투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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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사퇴도 암투 연루"

입력
2014.12.0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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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감사 직후 압력 정황 있어" 김기춘 실장 퇴진 이야기 돌던 시기

김진선 총리·비서실장 거론되자 특별감사 실시해 쳐낸 것 추측

김진선 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7월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서울 중구 평창조직위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선 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7월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서울 중구 평창조직위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윤회 동향’ 문건 논란이 청와대 내 권력암투 구도로 비화하면서 지난 7월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의 석연치 않은 사퇴도 여권 내 권력 다툼의 연장선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연말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 유포의 근원으로 지목된 정씨와 이에 반발한 김 실장 간 힘겨루기에 따른 희생양이란 주장이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 “김진선 전 위원장이 지난 7월 전격 사퇴한 배경에 김 실장과 정 씨 간 권력 암투가 있었다”며 “(김 전 위원장 사퇴는) 많은 이들에게 의구심을 자아냈는데 김 실장과 정씨 사이의 암투와 무관하지 않다는 정황과 여러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한 해명을 촉구한다”면서도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안 의원은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핵심은 김 전 위원장이 사퇴한 이유”라면서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김기춘 비서실장 퇴진 이야기가 나온 시기인 5월 3일 김 전 위원장이 특별감사를 받게 된다”고 했다. 감사원은 지난 5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 두 달 뒤인 7월 21일 김 전 위원장이 사퇴를 발표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김 전 위원장 전격 사퇴 이유로 ‘청와대 압력설’이 떠돌기도 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주역인 데다 임기도 내년 10월까지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국정감사 때 동계올림픽 조직위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서 제출을 요청했으나 ‘감사가 진행 중이라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김 실장 퇴진설과 맞물려 김진선 위원장이 국무총리 내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됐는데, 김 실장이 감사를 이유로 김 전 위원장을 쳐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당시 체육계 주변에서 “김 전 위원장이 사석에서 ‘앞으로 더 좋은 위치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는 전언도 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정윤회 동향’ 문건에 정씨가 ‘문고리 3인방’등과 국정동향을 논의하면서 ‘김기춘 교체설’ 유포를 지시했다는 주장이 담긴 것을 토대로 김 실장 대 문고리 권력 간 갈등의 연장선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정윤회씨와 일면식도 없고 지난 사퇴도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라며 “안 의원이 나에 대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청와대 인사도 “김 전 위원장은 12년 동안 지방행정을 한 분”라며 “(정씨와의 관계는) 호사가들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일축했다. 여권에서도 “김 전 위원장을 김 실장의 견제 카드로 보는 것은 청와대 내 역학관계를 잘 모르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김 전 위원장이 강원지사 시절이었던 19대 총선에서 강원도에서 새누리당이 몰표를 얻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호의를 가졌던 인물을 굳이 ‘감사 직후 퇴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절차를 밟게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김 전 위원장의 주장대로 정씨와 일면식이 없더라도 국무총리 내지 김 실장 후임으로 거론되면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권력암투의 희생자가 되었을 수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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