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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뒤흔든 '정윤회 파문' 결정적 장면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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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뒤흔든 '정윤회 파문' 결정적 장면들 (1)

입력
2014.12.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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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내부 문건이 보도되면서 권력실세 암투설로 번지자 청와대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내부 문건이 보도되면서 권력실세 암투설로 번지자 청와대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마침내 올 것이 왔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로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들의 권력 암투극이 베일을 벗고 있다. 박 대통령의 옛 비서실장인 정윤회씨와 동생 박지만씨의 권력 다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각종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사건은 복잡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극소수 측근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전횡을 휘두르는 데 있다.

비선들의 권력 전쟁은 왜 시작된 걸까? 청와대 안팎에서 벌어진 사건의 파편들을 모아 핵심 고리를 연결해 봤다. 총 세 차례에 걸쳐서 '정윤회 파문'의 모든 것을 다룰 예정이다. 1편에선 '문고리 권력'과 '민정수석실'로 상징되는 청와대 내부 권력 간 줄다리기, 2편에선 청와대 밖에서 벌어진 정윤회씨와 박지만씨의 세력 다툼, 3편에선 현 사태의 핵심 연결 고리인 박 대통령과 비선 실세들의 과거를 돌아본다.

# 나라 뒤흔든 '정윤회 파문' 결정적 장면들(1) ▶기사보기

# 나라 뒤흔든 '정윤회 파문' 결정적 장면들(2) ▶기사보기

# 나라 뒤흔든 '정윤회 파문' 결정적 장면들(3) ▶기사보기

scene1. 청와대 안에선… 문고리 3인방 vs 조응천

① '정윤회 문건' 세상에 나오다

11월28일, 세계일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비서관실 내부에서 작성한 '감찰보고서'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정윤회씨가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 소위 '문고리 권력 3인방'과 주기적으로 만나 청와대 및 정부 내부 현안을 보고 받고 인사 등 동향을 논의 했다는 내용이다. 이 문건에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 루머를 살포해 '청와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어 충격을 더했다. (▶기사보기)

② '그림자 권력' 국정 개입 의혹 확산

이른바 '정윤회 문건'은 비선 실세들의 인사 개입 등 국정 개입 의혹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기사보기) 앞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인사들이 이와 관련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던 터였다. (▶칼럼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비서실장'으로 불려온 정윤회씨. 한겨레신문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비서실장'으로 불려온 정윤회씨. 한겨레신문 제공

③ 정윤회·문고리 3인방 vs 조응천·박관천

'정윤회 문건'의 파문은 상당하다. 일단, 박 대통통령을 보좌하며 '그림자'로 머물렀던 이들이 링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1라운드에 올라선 인물들은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과 정윤회씨, '민정수석실'에서 물러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박관천 경정이다. 이 싸움을 관전하려면, 일단 이들이 누구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문고리 3인방은 누구인가

정윤회는 누구인가 (상)

정윤회는 누구인가 (하)

조응천은 누구인가

박관천은 누구인가

④ 박 대통령의 최측근… 비선권력 의혹 확산

이번 문건은 '민정수석실'이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씨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과정에서 두 세력간의 충돌이 불가피했고, 이 싸움에서 '문고리 권력'이 승리하며 민정수석실 인사들은 대거 교체됐다는 추론을 '확신'에 가깝게 만들었다. (▶기사보기) 파문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비서관 3인은 15년간 우직하게 일한 직원일 뿐"이라며 변함 없는 믿음을 드러내, 도리어 문고리 권력의 위상을 확인시켜 준 셈이 됐다. (▶기사보기)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주형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주형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

⑤ '문고리 권력' 실체 폭로한 조응천

문건이 유출되자 마자 수년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정윤회'씨가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고, 대척점에 선 조응천 전 비서관도 '조선일보'를 통한 폭로전에 가담하며 서로를 깎아내렸다. (▶비평보기) 정윤회씨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소위 청와대의 '문고리 권력 3인방'과 교류가 없었다"(▶기사보기)고 밝혔다. 하지만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이재만 비서관과 정윤회씨가 지난 4월 연락을 취한 사실이 있다"(▶기사보기)고 말했다.

⑥ '문고리 권력' 인사 개입설 고개

조응천 전 비서관의 폭로로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씨의 국정개입이 '소문'으로만 여겨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사보기) 아니나 다를까. 정윤회씨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기사보기)은 물론, 3인방을 이끄는 '형님'격인 이재만 비서관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공모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개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기사보기)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왼쪽부터)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왼쪽부터)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⑦ 곳곳서 폭로… 수세 몰린 '문고리 권력'

1라운드에선 '문고리 권력'이 수세에 몰려있다. '인사 전횡' 사실이 적시된 내용이 확인되고, 관련자들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세계일보가 보도한 '정윤회 문건'에는 "정윤회씨가 '십상시'와의 회동에서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으니 비리나 문제점을 파헤쳐서 빨리 쫓아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씨 부부와 관련된 문체부 간부 인사를 직접 지시했다"(▶기사보기)는 보도에 이어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장관이 직접 인사 비리를 고발하기도 했다. (▶기사보기)

⑧ 박 대통령의 선긋기… "문건은 찌라시 내용일 뿐"

'정윤회 문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반응은 8일 현재까지 한결같다. 박 대통령은 '해당 문건은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찌라시'라면서 "찌라시 얘기로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보기)정윤회씨와 3인방이 '교체'를 도모했다는 김기춘 비서실장은 문건에 대해 "찌라시 수준의 정보라서 묵살했다"고 한다. (▶기사보기)

정윤회씨 국정개입에 관한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지난 3일 서울 남산 서울경찰청 정보 1분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윤회씨 국정개입에 관한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지난 3일 서울 남산 서울경찰청 정보 1분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⑨ '문건 유출'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이번 사태를 촉발한 '정윤회 문건' 유출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갈래로 나뉜다. 청와대와 여권의 경우 보안 문서 유출을 '엄벌'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건이 보도되자마자 '십상시' 멤버로 거론된 청와대 인사 8명이 세계일보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이에 검찰은 빠른 속도로 '문건 유출자 색출'을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기사보기)

반면 여론의 관심은 '비선 실세들의 외압이나 인사 전횡이 있었느냐'에 집중된다. (▶기사보기)

⑩'문건 유출' 왜 했을까

‘정윤회 문건’은 왜 만들었을까.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은 검찰 조사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문건을 만들었다"고 진술했다는 보도(▶기사보기)가 나왔지만, 김 실장은 이를 부인했다. (▶기사보기) 문건 작성과 유출 배경에는 '정윤회 vs 박지만' 두 사람 간의 권력 암투가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해당 문건을 유출한 의도에 이목이 쏠린다. (▶기사보기) ‘문건 유출'을 조응천 전 비서관이 허락한 정황(▶기사보기)이 드러나는 등 두 라인간 수싸움이 빚은 참극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김지현기자 hyun16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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