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에 대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반박 성명서를 9일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전날 모든 책임을 쫓겨난 사무장 탓이라고 돌리자 조종사 노조가 발끈한 것이다. 조종사 노조는 “대한항공은 사주 집안 몇몇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며 “회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장과 승무원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경영진의 과실부터 깨끗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공개한 성명서 전문.
객실 승무원에게 책임 전가 취소하고, 제대로 사과하라! 대한항공은 사주 집안 몇몇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회사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항공 경영진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KE086편에 승객으로 탑승한 조현아 부사장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사측은 제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건이 커지자 대한항공 사측은 ‘서비스에 문제가 있어 이를 시정하다가 좀 지나친 대응을 한 것이며 기내 서비스를 책임지는 임원으로써 할 일을 한 것’이라는 식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현아 부사장 사건을 덮기 위해 열심히 일한 객실 승무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해 버린 것이다. 휴가도 제대로 못 가며 최상의 서비스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객실승무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대한 회사 측의 응답이었다. 그렇게 객실 승무원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정작 본인의 직분을 망각하고 전세계에 대한항공의 명예를 실추시킨 조현아 부사장의 책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기장과의 협의가 있었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사측은 ‘기장의 책임하에 사무장 하기가 있었다’며 당시 항공기를 ‘램프리턴’ 시킨 기장과 협의 하에 이루어진 일인 것처럼 언론에 발표했고 국토교통부는 기장의 행위에 대해서도 위법성을 조사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하지만 안전, 승객, 수하물 등의 문제로 항공기를 램프리턴 할지 여부에 대한 권한은 기장의 전권이다. 객실로부터 “객실에 문제가 있어 게이트로 리턴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고 리턴을 결정한 기장에게는 법적 책임은 물론 사소한 실수조차 없었던 것이다.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정당한 결정이었다. 책임은 부사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객실 사무장이 기장에게 “게이트로 리턴해야 한다”는 보고를 하도록 지시한 조 부사장이 져야 한다. 경영진의 진실한 사과와 책임지는 행동을 기대한다. 대한항공 사측은 ‘부사장으로서 서비스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의 발표대로라면 조 부사장은 정당한 절차에 의해 서비스 문제를 지적하고 시정하게 할 수 있음에도 기내 소란을 일으키며 항공기를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업무지시를 한 것이라서 그 책임이 크며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사과문에서 경영진인 조 부사장의 중대한 과실을 덮으려고 이번 사건의 책임을 해당기 승무원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표현대로 라면 또 한번의 “슈퍼 갑질”을 반복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대한항공은 열심히 일하는 승무원들의 사기나 인권은 손톱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직원들을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반 노동자적이고 봉건적인 사고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회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해당 기장은 물론 객실 승무원들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직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경영진의 과실부터 깨끗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조 부사장은 이번 사건으로 그 동안 대한항공 직원들이 성실히 땀 흘려 일하며 쌓아온 이미지를 단박에 무너뜨려 버렸다. 전체 조직원들의 자존심을 크게 위축시키고 회사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린 이번 사건의 책임은 조현아 부사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전체 경영진이 져야 한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오히려 경영진의 권위적 인식을 바꾸고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로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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