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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치열한 성인들 삶에 쉼표 주는 교육제도 필요"

입력
2014.12.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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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닐슨 그룬투비 포크하이스쿨 교장
제이콥 닐슨 그룬투비 포크하이스쿨 교장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기차로 40분 거리인 힐레뢰드 지역의 그룬투비 포크하이스쿨(성인자유대학)은 성인들을 위한 또 하나의 에프터스쿨이다. 고교를 졸업한 성인들이 사회 진출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매년 18~24세 덴마크 시민의 7%가 포크하이스쿨을 거친다. 1899년에 설립된 그룬투비 포크하이스쿨의 제이콥 닐슨(57) 교장은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애프터스쿨이나 포크하이스쿨 같이 삶에 쉼표를 주는 교육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크하이스쿨의 취지는.

“이곳에선 사회에 진출하기 전 학생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돌아볼 시간을 준다. 덴마크 고등학생들은 보통 졸업 후 여행을 떠나거나 취업을 하는데, 이후 이곳으로 돌아와 재충전하며 새로운 미래를 설계한다. 이곳 학생들의 약 10%는 대학생들로 성적 스트레스 없는 공부를 원해서 왔다. 모든 학생은 기숙사 생활을 한다. 덴마크는 물론이고 노르웨이, 핀란드, 영국, 프랑스 등에서 온 다른 나라 학생들과 어울려 공동체 생활을 배울 수 있다. 포크하이스쿨을 졸업하면 기업이나 공공기관 취업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이곳 졸업생들은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조직생활에 대한 적응도가 높아 기업들이 반기는 편이다.”

-교육과정은 어떻게 되나.

“최소 2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머무를 수 있다. 학교 운영은 교사와 학생들의 주간ㆍ월간 회의에 의해 결정된다. 덴마크 전역에 130여개의 포크하이스쿨이 있는데 목공, 신학, 운동, 연극 등 분야가 제각각이다. 우리 학교는 역사와 철학을 전문으로 하며 학생들은 10개 과목 중 5개를 선택한다. 물론 사진, 뜨개질, 음악같이 실용적인 과목도 있다. 시험을 보거나 성적을 매기진 않는다. 정부에서 수업료의 50%를 지원하고, 나머지를 학생들이 부담한다.”

-덴마크에 학벌 개념이 없는 이유는.

“교육 제도와 사회적 분위기가 어울린 결과다. 덴마크에서는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교육과정도 이런 철학에 기초해 삶의 고비고비마다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을 제도적으로 마련해 놨다. 특히 남들보다 앞서갈 것을 강조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학생들이 경쟁에 매몰되지 않도록 에프터스쿨이나 포크하이스쿨 같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한국 교육의 경쟁이 치열하다면 이를 완화할 제도적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힐레뢰드(덴마크)=정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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