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을 내리게 한 건 일방적 지시” 조 부사장, 10일 오후 결국 사표 제출
참여연대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태와 관련해 “대한항공의 해명은 100%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10일 오후 서울서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 당시 직원이 기내에서 큰 잘못을 했고, 태블릿PC 암호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거짓말을 해 항공기에서 내리게 했다는 대한항공의 사과문은 100% 거짓”이라며 “사무장을 항공기에서 내리게 한 것이 조 부사장과 기장 사이에 협의된 행동이었다는 대한항공의 해명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내부 증언과 대한항공 노조 등에 따르면 조 부사장은 사건 당시 승무원 사무장에게 ‘야 이 XX야, 빨리 기장한테 연락해서 후진하고 너 내려’라며 일방적으로 지시했다”며 “조 부사장은 사건 전 이미 상당히 흥분한 상태였으며, 여성 승무원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고함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사건에 대해 다른 직원이 사과하자 조 부사장은 ‘너는 또 뭐냐’며 욕설과 고함을 질렀다”고도 했다. 또 항공기가 한국에 도착한 6일 오후 대한항공 측이 직원들에게 밤 늦게까지 거짓 진술을 강요하고 경위서를 받았다는 제보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참여연대 측은 전했다.
기자회견 후 참여연대는 조 부사장을 항공법 및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강요 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수백 명의 승객이 탑승한 항공기의 안전에 관한 법과 규정, 상식이 총수 일가의 우월적 지위에 의해 간단하게 무력화된 사건으로, 조 부사장의 책임을 묻기 위해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 부사장이 기내에서 다소 언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나 승무원을 비하하는 욕설은 없었다는 것이 해당 승무원들의 진술”이라며 “사무장 면담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강요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조 부사장은 참여연대의 검찰 고발 약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조 부사장이 전날 회사의 보직해임 조치에도 불구하고 본인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조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하여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 부사장은 전날 기내 서비스와 호텔사업부문 등의 보직에서는 물러났지만 대한항공 부사장 직함은 유지하겠다고 밝혀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을 받았다. 조 부사장의 등기이사 유지 여부는 주주총회 결정사항이라 이날 사표제출과는 관련이 없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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