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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민 목사와 갈등 빚은 박지만, 정윤회와도 악연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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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민 목사와 갈등 빚은 박지만, 정윤회와도 악연 진행형?

입력
2014.12.1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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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25년 전 노태우 대통령에 탄원

"최 목사가 육영재단 운영 전횡"

최 목사의 사위였던 정윤회가

朴 대통령 곁에 있어 불편해한 듯

정윤회(왼쪽)씨와 박지만씨.
정윤회(왼쪽)씨와 박지만씨.

박지만 EG 회장이 15일 비선실세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면서 박 회장과 정윤회씨 간 악연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논란의 근저에 두 사람 사이의 권력암투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권력자의 친동생인 박 회장과 수년간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정씨의 악연은 25년 전인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회장은 작은 누이인 박근령씨와 함께 노태우 대통령에게 최태민 목사가 육영재단 운영을 전횡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박 회장 남매는 탄원서에서 “최씨가 아버님 재직시 아버님의 눈을 속이고 언니(박 대통령)의 비호 아래 치부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의 축재 행위가 폭로될까 봐 언니를 방패막이로 삼아 왔다”고 주장했다.

탄원서에 나오는 최씨는 최 목사로 박 대통령이 영애 시절 설립한 구국봉사단의 명예총재를 맡아 기업들에게서 찬조비ㆍ운영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가 나중에 중앙정보부의 조사까지 받았다. 박 회장은 그런 최 목사가 큰 누나의 곁에 있는 걸 못마땅하게 여겼던 것이다.

여권 인사들은 최 목사에 대한 박 회장의 이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정씨로 이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정씨가 다름아닌 최 목사의 다섯째 사위였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1979년 청와대를 나온 뒤 최 목사의 딸이자 정씨와 올해 이혼한 최순실씨와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박 회장 입장에서는 최 목사의 딸과 사위가 박 대통령 주변에 있는 것 자체를 달갑지 않게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

박 회장과 정씨가 불편한 관계라는 게 공론화된 것은 2004년이다. 박 대통령이 탄핵 역풍을 뚫고 17대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뒤 야권을 중심으로 최 목사 관련 얘기가 나오던 때다. 98년 보궐선거로 박 대통령이 정치권에 입문한 뒤 줄곧 보좌해온 정씨의 존재에 대해 박 회장이 본격적으로 문제를 삼았던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친박계 의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박 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정씨를 멀리 하라고 말했다가 박 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이 정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물론 박 대통령이 정씨를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정씨는 당시 대선캠프에서 공식적으로 일하진 않았지만 ‘삼성동팀’이라는 비선 조직을 이끌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한동안 풍문으로만 떠돌던 박지만-정윤회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3월 ‘정씨가 사람을 시켜 박 회장을 미행했다’는 한 시사주간지의 보도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씨는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지만, 한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 이후 정씨 측이 박 회장을 견제한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며 “미행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던 중 ‘정윤회 문건’ 파문이 불거지면서 ‘박지만 인맥’으로 불리던 공직자들이 옷을 벗거나 한직으로 물러났고, 청와대에서 박 회장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를 비롯한 주변인사들을 감찰한 문건이 유출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 사람간 권력투쟁설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박 회장은 이날 검찰에 출두하면서 “알고 있는 사실대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자신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청와대의 강도높은 감찰의 배후로 정씨와 청와대 비서관 3인방을 지목한다면 경우에 따라 양측간 권력암투설은 또 다른 파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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