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학생이 자살을 시도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학생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11시 21분쯤 안산시 단원구 박모(16·단원고 2년)양의 집에서 박양이 약물을 과다 복용한 채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박양은 어지럼증과 복통을 호소했고 왼쪽 손목에서는 눈썹정리용 칼을 이용해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찰과상이 확인됐다. 박양은 “오후 9시쯤부터 10여분간 H병원 정신과에서 처방한 약을 먹은 뒤 손목을 그었다”고 구급대원들에게 진술했다.
박양은 발견되기 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친구가 보고 싶다’는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양은 이날 오전 일반병동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에서 목숨을 건진 단원고 생존학생들은 이후 71일동안 병원과 연수원 등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심리치료를 받고 지난 6월 25일에야 학교로 돌아왔다. 박양은 학교에 등교하기 시작한 이후 딱히 우울이나 불안 증상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생존학생들에 대해 더욱 면밀한 심리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생존학생들 중 지금까지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들은 38명이다. 이들의 상태를 측정한 고대안산병원은 생존학생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사고 한 달이 지날 때까지는 회복세를 보였으나 6개월이 지나면서 다시 악화했다고 최근 보고했었다. 한창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증상악화 시점에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추후 다른 스트레스 요인과 함께 작용할 경우 스트레스 증상이 만성화되거나 우울증, 불안장애, 충동조절장애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에 탑승한 단원고 2학년 학생은 총 325명으로 이 가운데 75명이 구조됐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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