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고교생 3명 단편소설 엮어내
전남 진도고등학교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소설책으로 역어 내 관심을 끌고 있다.
23일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진도고 인문학 책 쓰기 동아리 학생들이 진도의 역사를 담은 인문총서 ‘진도비전’을 발간했다. 저자는 진도고 1학년 허보람(16)양과 같은 학년 하봄(16)양, 2학년 조항찬(17)군 등 3명이다.
이들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5개월 가량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진도 사람으로서 겪은 세월호에 대한 진솔한 느낌과 또래 친구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각자 30∼40쪽 분량의 단편소설로 담아냈다. 세월호 침몰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여 엮어내 애틋함과 애절함이 곳곳에 배어 있다.
허보람 양은 ‘아버지의 일기’에서 어민으로 살아가는 아버지의 일기를 통해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솔한 감정을 글로 담았다. 참사 이후,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아버지와 진도 주민의 삶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이 글은 따뜻한 가족애가 느껴진다.
하봄 양은 ‘아침바다’에서 배 안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의 마지막 시간을 그렸고, 조항찬 군은 ‘카톡’에서 안산 단원고 친구들과 나눈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소재로 글을 썼다.
글 지도를 맡은 강은수 교사는 “고려시대부터 현재까지 진도의 역사를 다룬 책으로 세월호도 겪고 있는 일이어서 빠질 수 없지만, 현재진행형의 사건이어서 너무 부각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학생들이 우리의 역사를 소설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진도비전’은 내년 3월 전국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상반기에는 전자책으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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