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가 본 2014 국내외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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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476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항로를 크게 꺾었다가 과적 탓에 균형을 잃고 침몰했다. 퇴선 조치 없이 달아난 선원과 해경의 부실 구조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 등 304명이 희생됐다. 청해진해운의 불법 선박개조와 과적, 한국선급 등의 부실 선박검사, 운항관리에 손 놓은 해운조합 해경 해수부 등 총체적 비리가 드러났다. 실종자 9명이 바다에 있고, 진상규명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등 참사는 진행 중이다.
▶청와대 작성 '정윤회 문건' 유출 연말 정국 강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1월 작성한 이른바 ‘정윤회 문건’이 연말 정국을 강타했다. 정씨를 포함한 청와대 ‘십상시’가 국정을 농단한다는 문건의 내용은 검찰 수사에서 대부분 허위로 밝혀졌으나, 박지만 EG 회장ㆍ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대 정씨ㆍ문고리권력 3인방 간 권력 암투 의혹이 제기되는 등 박근혜 대통령 리더십의 취약성을 노출했다.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은 구속됐고 청와대 문건을 언론에 대량 유출한 혐의를 받은 최모 경위가 수사 도중 자살했다.
▶잇단 병영사고 충격... 방산비리도 확산
잇단 병영사고로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의 억장이 무너졌다. 육군 22사단 총기난사는 전방 GOP부대의 관심병사 관리소홀이 부른 참극이었다. 28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은 병영 내 만연한 구타, 가혹행위를 거짓해명으로 덮으려 했던 우리 군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민관군 혁신위원회가 구성돼 병영문화 개선안을 내놓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통영함 사건이 방위사업 전반의 비리의혹으로 확산되면서 93년 율곡사업 비리수사 이후 최대 규모의 정부합동수사단이 꾸려졌다.
▶헌재 재판관 8대 1로 통진당 해산 결정
헌법재판소가 12월 19일 헌정 사상 최초로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 헌재는 법무부가 낸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사건에 재판관 8 대 1의 압도적 의견으로 해산에 손을 들어주었다. 소속 의원 5명의 의원직 상실도 선고했다. 통진당 강령 ‘진보적 민주주의’의 숨은 목적이 ‘북한식 사회주의’이고, 지하혁명조직(RO) 등 활동도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판단이다. 강제해산보다는 선거와 토론으로 정당을 퇴출시키는 것이 민주적 가치에 부합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서 4박5일 '치유의 행보'
개혁의 교황 프란치스코가 즉위 후 세번째 순방지로 한국을 선택해 8월 14일부터 4박 5일간 머물렀다. 교황은 ‘세월호 침몰 참사’ 유가족 이호진씨의 청을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직접 세례하고 단식농성 중이던 김영오씨를 광화문 카퍼레이드 도중 내려 손잡고 기도하는 등 치유의 행보를 보였다. 유가족에게서 받은 노란 리본은 방한 내내 가슴에서 떼지 않았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로 대표되는 그의 메시지는 한국 사회와 천주교회에도 자성과 개혁 모색이라는 변화를 이끌었다.
▶조현아 '땅콩 회항' 파문... 재벌 2, 3세 행태 도마 위에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승무원의 땅콩제공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이륙 직전 항공기를 탑승구로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하는 초유의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조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재벌 2,3세의 비정상적인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으며,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면서 국제적 망신거리가 됐다. 대한항공 임원들은 조 전 부사장을 보호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허위진술과 서류작성을 강요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국무총리 후보자 안대희 문창극 연쇄 낙마
세월호 참사 이후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과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인사청문회에 서기도 전에 낙마하는 ‘인사 참사’가 발생했다. 안 후보자는 고액수임과 전관예우 논란으로 지명 6일만에 자진 사퇴했고 문 후보자는 친일사관 논란에 휩싸여 2주 만에 물러나야 했다. 총리 후보 연쇄 낙마는 2002년 장상, 장대환 후보자 이후 12년 만이다.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정홍원 총리가 유임으로 ‘도로 총리’로 불리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지방선거 재보선서 예상 밖 선전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부 심판론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6ㆍ4지방선거와 7ㆍ30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선전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50일만에 열린 6ㆍ4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8곳(야당 9곳)을 거머쥐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담화문’ 호소와 보수층의 재결집이 선전의 원인으로 꼽혔다. 7ㆍ30재보선에서는 새누리당이 전국 15개 지역구 가운데 11개에서 승리하며 야당에 압승을 거뒀다. 특히 호남의 텃밭에서 이정현 의원이 승리하며 정치역사를 새로 썼다.
▶朴 대통령, 세월호 참사, 청와대 문건 파문에도 불통 논란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 수습 과정에서 불통 논란에 거듭 휩싸였다. 박 대통령은 사고 수습 초기 대국민사과 타이밍을 놓치고 세월호특별법 공방 과정에서 유족들의 별도 면담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등 사회 분열을 적극적으로 통합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연말 비선실세 의혹을 계기로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조차도 대면보고를 하지 못하는 불투명한 국정운영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박 대통령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각계의 요구가 쏟아졌다.
▶카드사 사상최악 정보 유출... 2000만명 피해
1월 8일 검찰은 국민 롯데 농협 3개 카드사에서 1억400만 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보안체제 구축을 위해 카드사에 파견된 신용평가사 직원이 범인이었다.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연 소득, 카드 유효번호 등 개인당 최대 19종의 신상정보가 새나간, 피해 인원이 2,000만명에 달하는 사상 최악의 정보유출 사건이었다. 게다가 유출된 정보 수천만 건이 시중에 유통되면서 금융사기 피해 우려가 확산됐다. 3월 정부는 금융 정보수집 요건을 엄격히 하는 내용의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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