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인기투표인 줄 알았다.” “장관 순위인가.”
최근 기획재정부 노동조합이 발표한 ‘닮고 싶은 상사’ 설문 결과에 대해 타 부처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장급 이상 15명(직위별 10%)을 뽑았는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이름도 올랐기 때문입니다.
타 부처 공무원들은 하고많은 상사 중에 하필 장관을 뽑은 이유를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본인도 장관이 되고 싶다는 것인가” “정치를 하다가 다시 공직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바람인가” “정권의 실세가 꿈인가” 등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선정 이유는 설문 결과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다만 ‘지난 1년간 조직의 리더로서 모범을 보인 간부를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 표창함으로써 조직문화를 개선하는데 기여하고자 함’이라는 취지만 공개했습니다.
2004년 시작한 해당 조사는 올해로 11회째인데, 해당 기간 역대 장관(옛 재정경제부 장관 3인 포함) 8명 중 닮고 싶은 상사에 오른 경우는 최 부총리와 2012년 박재완 전 장관뿐입니다. 박 전 장관은 ‘8-5 유연근무제’(8시 출근 5시 퇴근) 도입과 매주 수, 금 정시 퇴근 지정 등이 직원들의 호응을 받았다고 하네요.
최 부총리의 내부 업적으로는 꽉 막힌 인사를 뚫어준 게 단연 첫 손에 꼽힙니다. 여기에 세종과 서울을 오가는 부담을 줄여주는 등 업무 효율화도 챙겼다는 평입니다. 직원 체육대회 때 사재를 털어 선물한 대추가 직원들의 환심을 샀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혹자는 “그 모든 게 정권의 실세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비슷한 직급 중에 존경할만한 상사가 전무한 것도 이유”라고 하지만 최 부총리가 경제를 챙기는 한편 조직을 위해 분주히 일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공무원이든, 회사원이든 상사에게 바라는 것은 동일한 것 같습니다. ‘제때 승진(인사)되도록 힘써주고, 쓸데없는 일 부담은 줄여주고, 간간이 부하직원들에게 돈도 좀 써라.’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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