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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일가의 무한 독주 체제의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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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일가의 무한 독주 체제의 결과물

입력
2014.12.3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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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사태로 물의를 빚어 구속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부지검에서 남부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땅콩 회항' 사태로 물의를 빚어 구속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부지검에서 남부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땅콩 회황’으로 물의를 빚고 결국 30일 항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전 국민적 비판 목소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적절한 제어장치 없는 상태에서 오너일가가 좌지우지하는 체제가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극명한 예라며 기업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 동안 한진그룹 오너 일가를 둘러싼 추문이 적지 않았지만, 회사 내부에서 이들 대해 조언이나 비판을 제기할 수 있는 통로나 사내 분위기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마다 ‘오너 감싸기’만 급급해오다 결국 전직원이 힘을 합쳐 오랜 기간 쌓아 올린 국내 최대 항공사의 위상이 한 순간에 무너지게 된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강조해오다 보니 상명하복의 질서가 엄격해 위에서 작은 것 하나까지 일일이 지적하고, 밑에서는 이를 일방적으로 따라야 하는 분위기”라며 “이의제기를 하려 해도 보복성 인사 조치나 징계가 내려지는 경우가 많아 직원들끼리는 그냥 참고 지내야 한다고 서로 위로한다”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의 작은 기내서비스 절차 실수를 문제 삼아 박창진 사무장에게 막말을 하며 비행기에서 내리게 하고, 이후 회사가 조직적으로 나서 박 사무장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는 등 상식 밖의 대응이 계속된 배경도 이런 사내의 일방적 의사결정구조가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경영자의 결정에 대한 비판과 문제제기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결정을 사전에 걸러낼 수 없어 자칫 회사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대한항공의 위기는 오너 리스크와 핵심 경영진 승계, 회사 차원의 대응 등에 관한 지배구조의 총제적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연구위원은 “대한항공 경영에 이사회의 역할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오너 리스크 대응,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 승계를 책임 있게 추진할 회사 내부기구가 없으며, 정관ㆍ이사회 규정에서도 경영 승계와 관련한 권한과 책임 소재는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사회가 전혀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는 사외이사 다수가 독립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를 이끌고 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대기업 총수가 모든 것을 보고 받고 결정하는 현 시스템은 현재 사회경제 흐름과 맞지 않으며 총수는 그룹 전체의 ‘코디네이터’로서 내부 업무 조정자이자 외부와 대화 창구로서만 기능을 해야 한다”며 “또한 가신그룹에 의해 정보 흐름이 왜곡되는 상황을 방치하지 말고 그룹이 갖고 있는 사회적, 법률적 리스크에 대해 정확하게 보고 집행되는 콘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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