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0일 전격 구속됐다. 법원은 사무장과 승무원 폭행 및 무단 항로변경 지시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 증거인멸 혐의를 받던 대한항공 여모(57) 객실담당 상무의 구속영장도 발부됐다.
서울서부지법은 이날 피의자들의 혐의 내용에 대한 소명이 이뤄졌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병찬 영장전담 판사는 “사안이 중하고 사건 초기부터 혐의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점에 비춰볼 때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조 전 부사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와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형법상 강요죄 및 업무방해죄 등 4가지다.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항로변경죄에 대해 부인하지만 법원은 이를 제외하고도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항로변경 혐의에 대해서는 추후 재판에서 가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여객기 안에서 1등석 견과류 서비스에 불만을 갖고 박창진(44) 사무장과 A승무원을 폭행하고, 항공기 ‘램프 리턴’을 기장에게 지시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왔다.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된 여 상무는 대한항공 측의 조직적 증거인멸을 주도하고 사무장과 승무원을 상대로 조 전 부사장에게 유리한 증언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대한항공 측의 조직적 증거인멸과 국토교통부와의 유착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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