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이호진 전 회장 등 배임·횡령·탈세 등이 주된 혐의
‘땅콩 리턴’ 사건의 당사자인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30일 발부되면서 재벌가(家) 사람들이 구속됐던 사례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동안 재벌가 사건들은 돈과 관련한 범죄들이 다수였다. 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벌인 배임이나 횡령, 탈세 등이 주된 혐의였다. 지난해 구속돼 상고심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현 CJ 회장이나 2011년 구속돼 현재 형을 살고 있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전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회사에 손실을 떠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검찰 구속은 피했지만 법원에서 법정구속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재벌가 자제 가운데는 조 전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경영과 관련 없는 ‘돌출’ 사건으로 구속된 이들도 더러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조카이자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장남인 고 신동학씨는 2000년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뒤 단속 경관을 매단 채 질주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에도 신씨는 마약 복용과 폭행 등 잇단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2005년 태국 여행 중 실족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철원(45)씨의 ‘맷값 폭행’ 사건도 삐뚤어진 재벌가 자제의 일탈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최씨는 2010년 SK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탱크로리 기사를 회사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폭행한 뒤 ‘맷값’으로 2,000만원을 줬다가 구속됐다. 법원은 최씨에게 징역 1년6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지난해에는 고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인 중원(46)씨가 지인에게 1억5,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사기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박씨는 2007년에도 주가조작으로 구속돼 징역형을 산 적이 있다.
구속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저런 사건들로 법의 심판을 받은 이도 있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동원(29)씨는 2007년 ‘청계산 보복폭행 사건’의 당사자로 아버지인 김 회장이 유죄를 선고 받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올해 초에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본인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땅콩 리턴 당사자 조 전 부사장의 남동생 조원태(38) 대한항공 부사장 역시 2005년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70대 할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해 경찰에 입건돼 구설에 올랐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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