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연속성 보장에 방점
개헌을 통한 바람직한 권력구조로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4%가‘4년 연임 또는 중임제(4년 중임제)’를 꼽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상하이 발언’으로 화두가 된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8.3%로 현행 5년 단임제를 선호한다는 응답(22.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의원내각제는 7.4%로 가장 낮았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 절반 이상(52.7%)이 4년 중임제를 택했다. 4년 중임제 하에서는 최대 8년간 집권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통령을 선거로 심판할 수 있고 연임 시 국정운영의 연속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5년 단임제는 대통령이 소신 있게 통치할 수 있지만 레임덕이 일찍 찾아오는 한계가 있다.
5년 단임제가 1987년 개헌 당시 독재정치를 막기 위한 장치로 도입된 점을 감안하면 국민들이 독재에 대한 우려보다는 국정운영의 연속성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4년 중임제’카드를 꺼내 개헌 논의에 불을 지피는 등 5년 단임제는 현실 정치에서도 진작부터 도전을 받았다.
반면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한 응답자가 18.3%에 그친 것을 볼 때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 등 외치를 담당하고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는 아직까지 시기상조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 등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과 달리 정치권의 권력구조 개편 논의는 분권형 대통령제에 상당히 기울어 있다. 김무성 대표가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 방문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도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이후‘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의 야당 간사인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갈등이 많은 우리나라는 오스트리아 같은 나라가 전형적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화답했다. 개헌전도사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도 이원집정부제를 지지해왔다. 물론 정치권에서는 “4년 중임제가 안전한 길”(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4년 중임제에 찬성”(박원순 서울시장) 등 국민여론을 존중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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