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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에 가석방 기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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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에 가석방 기회 줘야"

입력
2015.01.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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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형기 다 채워 처벌해야 하나

출소하면 SK 빠른 속도로 변할 것"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가석방이나 사면을 통해 풀어줘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도 기업인 가석방과 사면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나온 적은 있지만 주요 경제단체장이 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 회장은 최근 출입기자들과의 새해 인터뷰에서 “최 회장의 경우 사법적 절차를 다 거쳐서 판결도 다 나왔고 처벌을 이행하는 중이다. 상당히 오랜 기간 지나왔는데 누구를 벌하는 것은 반성이나 새로운 개선을 모색하자는 뜻도 있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마지막 하루까지 다 채워 꼭 100% 처벌을 해야 하느냐”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동안 편드는 것 같아 (회장 취임 후) 한 번도 사면이나 가석방 건의를 해오지 않았는데 최 회장의 경우는 좀 생각을 달리해도 괜찮을 것 같다. 기업인이라고 해서 유독 끝까지 안 된다고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SK의 업종 특성을 언급하며 최 회장만큼은 기회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SK의 주요 사업 영역은 아침저녁으로 바뀌는 첨단업종이다. 실질적으로 최 회장이 그룹 수장이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처벌을 충분히 받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번에 최 회장이 나오면 SK가 가장 빠른 속도로 바뀔 것 같다. 처벌과 미래를 놓고 볼 때 한번 기회를 주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가석방이나 사면이 이뤄지기를 거듭 기대했다.

박 회장은 특히 최 회장에 대한 가석방이나 사면 논의가 우리 경제가 어려우니 풀어주자는 주장은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박 회장은 “최 회장에게 기회를 줘서 국내 5대 기업이 아주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시간 아닌가 싶다. 교도소에서 밥을 더 먹이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투자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2013년 1월 법정 구속돼 징역 4년을 선고 받았으며, 지난해 말까지 형기의 절반 정도인 700일 동안 수감됐다.

박 회장은 인터뷰에서 조현아(40ㆍ구속)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계기로 확산되고 있는 반재벌 정서를 불식시킬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상속받은 재벌 2,3세들을 억눌러 해결될 일은 아니고, 키(key)는 자수성가하는 기업이 더 많아지도록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ㆍ현대차그룹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걱정이라고들 하지만 두 회사의 경쟁 상대는 다 외국에 있는 상황에서 두 기업의 비중이 커지는 동안 나머지 기업이 크지 못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마음대로 들어가서 기업하게끔 진입 규제를 과감히 없애고 그로 인해 자수성가 기업이 20대 그룹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면 국가경제에 활력이 생기고 몇몇 재벌에 의존하는 구조도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새해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2015년이 한국 경제의 마지막 남은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재정ㆍ투자ㆍ경상수지 빼면 내수만 남고 이게 전부 서비스 산업인데 온통 진입규제에 막혀 있고 큰 건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진입규제를 없애고 노동시장 경직성은 풀어주고 하는 등 규제를 팍팍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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