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 수익 챙겨 스마트폰 앱 서비스까지 등장
장비 밀반출·개인정보 도용 골치
‘지역과 환경에 상관없이 한국 TV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국내 위성방송을 불법으로 돈을 받고 실시간 중계(사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한류 콘텐츠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장비를 밀반출하거나 개인정보를 불법 도용하기도 해 문제가 되고 있다.
4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지역에서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을 불법 제공하고 수익을 챙기는 현지 사업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KT스카이라이프가 개발한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처럼 위성안테나로 수신한 방송을 초고속인터넷으로 중국 가정에 전송하거나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로 내보낸다. 과거 2010년에도 유사한 사례로 문제가 됐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용 앱까지 등장하는 등 방식이 진일보했다.
많은 국가들이 전파 월경을 심각한 주권 침해로 보고 엄중 단속하는 추세여서 해당 국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제공하는 위성방송은 자칫 외교적 마찰을 빚을 수 있다. 그만큼 중국 현지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위성방송은 한국과 중국 관련법에 모두 위배된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위성방송 서비스 지역은 대한민국 영토로 국한한다”며 “중국에서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을 보려면 전파 주권이 걸린 문제여서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위성방송 수신에 필요한 장비들을 불법 밀반출하고, 개인정보까지 도용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즉, 위성방송 수신용 안테나와 셋톱박스를 분리해 가져가고, 외국에서는 가입할 수 없다 보니 한국인의 개인정보로 가입한 뒤 이를 중국 현지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식이다.
경찰에서도 최근 조직적으로 위성방송 수신장비를 반출하고 개인정보를 도용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관세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 관계자는 “위성방송 관련 장비의 반출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행정당국에서도 수시로 적발해서 회수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가에서도 속을 끓이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는 물론이고 CJ 등 케이블방송사들이 해외에 유료로 판매할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의 매출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도 이 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으나 회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본사에서 해외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현지 사업자들이 불법으로 서비스를 도용하는 것”이라며 “일부 국내 가입자들이 해외로 나갈 때 알리지 않고 수신 장비를 가져 가는 경우가 있는데, 틈틈이 해외 수신이 확인되면 직권으로 서비스를 중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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