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대 주유소 70% 차지, 2,000원대 15곳 남아
휘발유를 판매하는 전국 1만1,000여개 주유소의 5일 평균 판매 값은 ℓ당 1,574원이며, 충북 음성의 상평주유소가 3주째 1,385원 최저가에 팔고 있다.
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는 그동안 1,200원대 주유소가 여러 차례 표시됐지만, 경유값이 휘발유 값으로 잘못 입력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저가가 3주째 그대로인 이유는 '1,385원'이라는 가격 자체가 정유사의 공급가 대비 남는 게 없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SK에너지가 발표한 휘발유 공급 기준가는 ℓ당 1,543원, GS칼텍스는 1,539원이다.
이 가격대로라면 1,300원대는커녕 1,400원대 주유소도 나올 수 없지만, 실제 거래할 때는 정유사와 주유 소간의 거래실적, 물량 정도에 따라 최대 150원 정도까지 할인해준다.
지난달 넷째 주 정유 4사의 실제 휘발유 공급가격은 평균 1,416원으로 집계됐다.
만약 주유소가 휘발유를 ℓ당 1,416원에 사서 1,499원에 팔면 ℓ당 83원이 남는다.
하지만, 1,499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 1.5%, 22.4원을 빼야 하기 때문에 60원이 남는 셈이다.
농촌지역 외진 곳에 있는 상평주유소는 휘발유를 밑지면서 파는 대신 경유 판매를 늘려 손해를 보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상평주유소의 경유 가격은 ℓ당 1,295원으로 전국 평균가격 1천388원 대비 저렴하기는 하지만 아주 싸지는 않다.
경유를 ℓ당 1천246원에 파는 인천 신영주유소 등 전국 220여개 주유소가 1,294원 이하로 팔고 있다.
김덕근 상평주유소 사장은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3달러선이라 정유사들이 이번 주 공급가도 내릴 전망"이라며 "지금도 휘발유를 손해 보면서 팔고 있기에 일주일 정도 두고 보다 판매가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워낙 저렴한 가격 때문에 일각에서 '휘발유를 (시너와 같은 제품과) 섞어 파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일자 "사업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는 일을 하겠느냐"고 잘라 대답했다.
또 다른 주유소 관계자는 "휘발유 값이 1,800∼1,900원 시절에는 ℓ당 100원씩 남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마진율이 저가 경쟁으로 곤두박질쳤다"며 "종업원 인건비에 임대료, 세차장 운영비 등 고정 비용을 고려해 판매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1,400원대 주유소는 1,361곳(11.6%)이고, 1,500원대가 8,129곳(69.3%)으로 가장 많으며 1,600원대는 1,829곳(15.6%)으로 집계됐다.
2,000원대 주유소는 15곳이 남아 있는데 13곳이 서울에 있다. 임대료가 비싼 논현동과 여의도, 양재동의 주유소들과 중구의 주유소 3곳이 포함돼 있다.
서울 중구에는 주유소가 구 전체에 12개밖에 없고, 이마저 임대료가 비싼 대로변에 있어 휘발유 값이 비싸기로 전국에서 손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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