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이달 25일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노선에 반대하는 좌파 정당연합(시리자)이 승리할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용인할 방침이라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최신호가 보도했다. 시리자는 여론조사에서 현 여당을 앞서고 있어 집권이 유력하다.
이 주간지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시리자가 그리스 총선에서 이긴 다음 현행 긴축정책을 포기한다면 독일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는 이른바 ‘그렉시트’(Grexit)가 “거의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유로존에서 그리스가 탈퇴해도 “견딜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독일은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재정위기를 겪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의 회복, 유로존의 항구적 구제기금인 유럽안정화기구(ESM) 설립, 유로존 은행연합 출범 등으로 그리스가 빠져나가도 그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른 독일 언론은 슈피겔의 보도가 현행 긴축정책의 종식을 공언한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를 겨냥한 메르켈 총리와 쇼이블레 장관의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다. 독일은 그간 시리자가 집권할 경우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을 어길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하지만 이 기사가 나온 뒤 집권 다수당인 기독교민주당(CDU)은 물론 대연정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 군소정당까지 비난하고 나서자 메르켈 정부는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과 합의를 준수할 것으로 본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5일 프랑스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자가 집권하더라도 긴축정책을 시행하겠다는 EU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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