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신년사…"불합리한 제도·관행 바꾸겠다"
'땅콩 회항' 사과…울컥하며 말을 잇지 못해 사장이 대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큰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계기로 사내에 소통위원회를 만들어 기업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회장은 5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조만간 회사 내 각 부문 및 사외의 덕망 있는 분들로 '소통 위원회'를 구성하고 얼굴을 맞대며 의견을 수렴해 기업문화를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운영 전반에서 획기적인 쇄신을 이루고자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바꾸겠다고 역설했다.
또한 업무의 자율성을 폭넓게 보장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책임경영을 확고히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임직원에게 '땅콩 회항' 사건으로 상처를 줬다고 사과하는 한편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아 잘못을 진심으로 깨닫고 사려 깊은 행동을 통해 더 나은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하면서 무엇이 잘못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사내외 인사가 참여하는 소통위원회가 오너 일가 중심의 경영체제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아니면 구색 맞추기에 그칠지도 관심거리다.
조 회장은 한편 대한항공이 위기를 딛고 거듭나려면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것보다는 이것'이라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치열한 항공시장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악조건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신년사 도입부에서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 임직원에게 사과할 때 울컥하면서 말을 잇지 못해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이 신년사를 대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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