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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임직원들에 '땅콩 회항' 사과하며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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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임직원들에 '땅콩 회항' 사과하며 울컥

입력
2015.01.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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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서 "소통위 구성하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에서 조현아 전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발 대한항공 일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 문제로 사무장을 질책하며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k.co.kr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에서 조현아 전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발 대한항공 일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 문제로 사무장을 질책하며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k.co.kr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또 한 번 사과를 했다. 국민과 언론을 향했던 지난달 12일 사과와 달리 이번에는 시무식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과다. 조 회장은 이날 신년사 도입부에서 울컥하면서 말을 잇지 못해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이 신년사를 대독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5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대한항공을 포함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 드린다”며 “위기는 위기로 끝나서는 안되며 위기는 발전의 계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를 위해 “조만간 회사 내 각 부문 및 사외의 덕망 있는 분들로 ‘소통 위원회’를 구성하고 얼굴을 맞대며 의견을 수렴해 기업문화를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운영 전반에서 획기적 쇄신을 이루고자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또 업무의 자율성을 폭넓게 보장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책임 경영을 확고히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임직원에게 이번 일을 사과하는 한편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아 잘못을 진심으로 깨닫고 사려 깊은 행동을 통해 더 나은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을 일순간에 위기에 빠뜨린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 무엇이 잘못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사내외 인사가 참여하는 소통위원회가 오너 일가 중심의 경영체제에서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위기를 딛고 거듭나려면 유연하고 창의적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 ‘그것보다는 이것’이라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치열한 항공시장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악조건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다음은 조양호 회장의 신년사 전문

2015 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임직원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 모두에

행복이 함께 하고,

계획하는 모든 일들이

성취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오늘 이 아침,

밝고 희망찬 화두 대신

준엄한 반성과 자성의 말씀부터 드리게 되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지난 해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대한항공을 포함

한진그룹의 모든 임직원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 드립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이

완전히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기는 위기로 끝나면 안됩니다.

위기는 발전의 계기여야 합니다.

그래야 조직은 발전합니다.

올해에도 많은 도전과 기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함에 앞서,

다시 한번 새롭게 ‘도약’하는

대한항공으로 거듭나자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우선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 입니다.

그런 토대 위에

아닌 것에 대해서는

‘그 것 보다는 이 것’이라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새 해에는

수익을 극대화하여

성장기반을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감과 열정을 갖고

업무에 임해 주기 바랍니다.

지난 해의 흑자도

끈질긴 노력과 열정으로

새롭게 수요를 창조하여 생긴 결과입니다.

항공산업은 더 이상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아닙니다.

찾아다니며 시장을 창조하는 노력과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려는 열정이

더해져야 하겠습니다.

또한 원칙과 규정이

철저히 지켜져야 하겠습니다.

항공서비스업은

RECALL 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한번 잘못된 서비스는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원칙과 규정이 지켜질 때

선제적 위기관리도 가능한 것입니다.

저는 회사 운영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쇄신을 추진 하겠습니다.

모든 임직원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관리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다시 점검하여,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은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업무의 자율성을 폭 넓게 보장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책임경영이 확고하게 자리잡도록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조만간

'소통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이 위원회에는

회사 내 각 부문이 참여할 뿐만 아니라

사외의 덕망 있는 분들도 모시어,

얼굴을 맞대고 의견을 수렴하여

기업문화를 쇄신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앞서 동영상에서 보았듯이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할 때 입니다.

대한항공의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수많은 시련과 변화와 도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숱한 위기와 도전도

제약으로 여기지 않고,

이를 오히려 발전의 계기로 삼아

도약을 거듭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련을 딛고 일어서서

새로운 내일과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자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어 국민 여러분께도

다시 한번 사과와 각오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

수 많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수송 보국’의 일념 하에

온 몸을 던져

한진그룹 성장에 밀알이 되어 주셨던

선대 회장을 생각합니다.

또한,

대한항공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 주셨던

국민 여러분과 고객을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달게 받아

그간의 잘못을 진심으로 깨닫고

사려 깊은 행동으로 옮기겠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지금보다 더 훌륭한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아울러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해

더욱 매진 하겠다는 결심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맙습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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