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박 대통령 가이드라인대로 비선 실세 의혹 전혀 규명 안 돼"
새누리 "허위 자작극으로 결론, 실체 없는 의혹 만들기 그만해야"
야당은 5일 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 국정개입 논란을 불러온 청와대 문건 유출에 대한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반발하며 특검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이 허위 자작극으로 판명된 만큼 이제는 사건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특검 성사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의 수사 가이드라인대로 ‘비선 실세 국정농단이 없었다’는 청와대 맞춤형 결론을 내렸다”고 강력 비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정윤회 씨가 문고리 권력 3인방과 공모해 불법 부당하게 국정에 개입했는지가 핵심인데 검찰은 비선 실세들의 국정개입은 어떤 것도 밝히지 않았다”며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논리는 실종됐다”고 밝혔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의 실체는 규명하지 못한 채 문건 유출 연루자만 처벌한 수사 결과는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면죄부 수사’라는 주장이다.
때문에 새정치연합은 특검으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비선실세 국정농단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는 특검을 하면 전부 뒤집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도 검찰 수사 발표 전인 이날 오전 회의에서 "비선실세 국정농단은 결국 특검에서 밝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특검 도입 요구는 특히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을 겨냥한 성격이 크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사실상 논란의 중심에 있던 청와대 실세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 없다”고 밝혀 특검 수사의 대상을 분명히 했다. 새정치연합은 9일 예정된 국회 운영위에서 검찰 수사의 문제점 등을 집중 공략해 특검 필요성에 대한 대국민 여론을 환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비선실세 의혹이 허위로 밝혀지고 문건 유출 경위도 드러난 만큼 사건을 매듭지을 때라는 입장이다. 박대출 대변인은 “정국을 온통 흔들었던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은 ‘조응천 주연, 박관천 조연’의 허위 자작극으로 결론났다”며 “야당이 또다시 특검 주장을 하는 것은 실체 없는 의혹 만들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습관성 구태 공세일 뿐”이라고 특검 주장을 일축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주장은 사실을 토대로 나와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권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야당의 특검 도입 주장을 견제했다. 당 내부에서는 자칫 특검 논란에 말려들 경우 의혹 확산은 물론 공무원연금개혁 특위를 비롯한 현안과 4월 재보선까지 발목을 잡힐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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