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보수혁신위 공천 개혁안 "심사 통과한 예비후보 경선 출마"
새정치 혁신실천위는 이달 발표 "오픈 프라이머리에 컷오프 추가"
최근 정치권은 계파정치 극복과 정치개혁의 우선 과제로 공천제도를 꼽고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9월 각기 혁신기구를 가동하고 상향식 공천제도의 골격을 마련했다. 여야 공히 공천권을 국민에게 부여한다는 취지로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에 접근하고 있지만 정치신인들의 반발 및 비용 부담 등을 감안할 때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다 전략공천도 손질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는 지난달 ‘전략공천 폐지’와 ‘국민공천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공천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김무성 대표가 10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정당민주주의의 요체는 국민이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당 지도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지금까지는 혁신위 방안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혁신위가 마련한 방안에 따르면 자격심사위원회에서 기본심사를 통과한 예비후보는 정당 후보를 정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출마할 수 있다. 다만 오픈 프라이머리의 단점으로 꼽히는 ‘현역 프리미엄’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정치적 소수자인 여성ㆍ장애인에 대해 10~20% 가산점을 부여키로 했고, 예비후보자 사전 선거운동기간 확대 등의 사항도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3월 말로 활동기간이 끝나는 혁신위는 새정치연합이 오픈 프라이머리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만큼 야당 안이 나오는 대로 협의를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새정치연합은 정치혁신실천위원회(위원장 원혜영)를 통해 오픈 프라이머리에 ‘컷 오프’를 도입하고 정치신인 배려책의 일환으로 전략공천을 수정ㆍ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픈 프라이머리의 경우 여당과는 달리 공직후보자검증위원회의 자격심사를 거친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한 차례 추가심사를 실시해 후보자의 수를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후보자 수가 많을수록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특히 현역의원이 포함된 경우에는 예비경선 후보자를 2배수로 압축하는 ‘2배수 경선 원칙’을 세웠다.
혁신위는 이와 함께 정치신인의 등용문으로 전략공천제도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략공천위원회’ 를 신설하기로 했다. 정치혁신위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100%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은 현역의원 비율이 95%에 달하는 미국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전략공천 존속 배경을 설명한 뒤 “다만 30%인 현행 전략공천 비율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혁신위는 당헌ㆍ당규를 담당한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협의해 이달 내에 공천개혁안을 완성하고 2월 초 새 지도부가 출범하기 전에 당헌ㆍ당규를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정치신인 진입장벽, 비용상승 등 산적한 걸림돌
양대 정당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반론도 적지 않아 추진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오픈 프라이머리가 정치신인이나 군소정당의 입지를 좁히고 기존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을 우선 우려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인지도 높은 현역의원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고 거대 양당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으므로 도입에 앞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원투표로 공직후보를 선출하는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정당의 공천권을 국민에게 미루는 것은 책임정치에 어긋나며, 모든 정당의 완전개방경선을 제도화하는 것도 위헌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비롯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정개특위가 차일피일 지연되는 것도 변수다. 양 정당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할 경우 국가의 재정 부담은 물론 개별 후보자의 비용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정치비용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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