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하기 직전 재판을 받았던 곳이 일반인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이 곳이 재판 장소로 최종 확인되면 예루살렘을 찾는 기독교인들이 순례하는 골고다 언덕까지의 순례길 ‘고난의 길’(Via Dolorosa) 출발점도 바뀔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재판 장소는 다윗의 탑 박물관 부지 일부인 버려진 감옥 밑에서 발견됐다. 예루살렘 옛 도심에 자리 잡은 이 장소는 예수가 안장됐다고 알려진 성묘 교회에서 쉽게 걸어갈 수 있다.
고고학자들은 1999, 2000년 다윗의 탑 박물관 확장 공사를 계기로 이 부지에서 광대한 발굴 작업에 나섰다. 확장 공사에 앞서 인근의 버려진 건물터를 조사하던 고고학자들은 예상 외의 유물들을 잇따라 발굴, 예수가 재판을 받은 현장으로 추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14년 간 자금 부족으로 발굴 작업이 중지됐다.
고고학 전문가 등 많은 학자들은 로마 총독인 본디오 빌라도가 예수를 재판에 세운 곳으로 믿고 있다. 사이먼 깁슨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교수는 “요한복음에 재판이 예루살렘 성곽 문 근처왕궁의 울퉁불퉁한 돌포장길에서 열렸다고 묘사돼 있는데 이는 발굴 사실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재판이 궁전에서 열렸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는 상태다. .
발굴 작업에는 헤롯왕 궁전 터를 밝혀내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이스라엘 문화재 관리국 소속 고고학자인 애밋 리엠은 “궁전은 기원전 1세기 후반에 지어진 것으로 수돗물이 나오고 객실까지 갖춘 장대한 궁전이었다”며 “특히 매우 많은 금은보화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문화재 관리국이 밝혀 낸 폐허는 정교한 하수도 시스템을 갖췄다.
함지현 인턴기자(한양대 국어국문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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