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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값 인하 압박하는 정부, 업계는 "유류세부터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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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값 인하 압박하는 정부, 업계는 "유류세부터 내려야"

입력
2015.01.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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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업계에 기름 값 인하를 압박하자 업계가 반발하면서 또 다시 기름값을 둘러싸고 정부와 업계가 충돌했다. 정부는 서민경제활성화를 이유로 내세우지만 업계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데, 유류관련 세금은 내리지 않으면서 업계만 압박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오전 석유ㆍLPG 유통업계 간담회를 열어 업계가 석유제품 가격 인하에 ‘협조’ 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같은 지역 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이 리터(ℓ) 당 800원 이상의 차이가 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7일 “유가 하락으로 석유ㆍ화학제품 원가가 내려갔으니 다른 분야에서도 유가 인하 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의 구매력, 실질소득 증가로 이어져야 내수가 활성화하고 경제 선순화 구조에 도움이 된다”며 석유업계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세금 때문에 주유소가 유통마진을 줄여 휘발유 값을 내릴 여력이 크지 않다”며 “휘발유 판매 가격이 ℓ당 1,300원 이하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ℓ당 890원 가량의 세금을 줄이지 않는 한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휘발유 판매가격 하락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휘발유 판매가격에서 세금 비중은 지난해 1월 49%에서 12월 말엔 56%까지 치솟았다. 휘발유 1 ℓ에는 교통세(529원),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부가세(세후 가격의 10%)가 붙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의 앞날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섣불리 값을 내릴 수도 없고 실적도 사상 최악”이라며 “지난 정부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묘한 기름값’ 발언 이후 당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직접 기름값 유통구조를 다 뜯어봤지만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고 억울해 했다. 이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가장 수혜를 받는 물류, 항공업계조차 유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가격을 내릴 여지도 크지 않고 내린다 해도 소비 증가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수도권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한국석유공사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기름 제품 가격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무작정 높게 잡을 수 없다”며 “주유소 위치, 고용인력, 세차서비스 여부 등을 고려한 판매 전략에 따라 가격을 정하는 것이니만큼 판매 가격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며 정부는 유류세부터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24일 57.22달러를 기록한 뒤 9거래일 연속 떨어진 두바이유는 지난 8일에는 전날보다 0.9달러 반등하며 47.5달러에 거래됐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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