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부터 전국 순회 연설회, 정동영 탈당에 어수선한 분위기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주말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전당대회 레이스에 돌입했다. 하지만 정동영 상임고문의 탈당이라는 암초를 만나 연설회는 어수선하기 그지없었고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등 대형 정치 이벤트로 여론의 관심권에서도 밀려났다.
10일 제주와 경남에 이어 11일 울산과 부산에서 잇따라 열린 합동연설회의 최대 이슈는 신당 창당에 따른 책임론이었다. 특히 후보들은 당내 계파주의 등이 빌미를 제공했다며 상대 후보를 비판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문재인 후보는 연설에서는 탈당 사태를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했다. 문 후보는 “바라는 만큼 우리 당이 진보적이지 않다면, 당내에서 진보적 방향으로 당을 이끌도록 노력하는 게 맞지 않느냐”면서 “당내 생산적인 논의를 통해 방향을 잡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지원 후보는 이번 탈당을 계파갈등 탓이라며 문 후보에 대한 공세에 집중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정 상임고문이 떠난 것은 우리 내부에도 계파갈등의 고리가 너무 심했던 것 때문이 아닌가 한다”며 “전당대회를 계기로 모이는 정당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연설에서는 “정 상임고문이 탈당했는데, 정권교체를 위해 모두가 모이는 정당이 되어야지 떠나는 정당이 돼서는 안된다”면서 “저부터 반성한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인영 후보는 정 고문의 탈당을 비판하면서도 “정 상임고문의 선택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려면 분열된 계파와 지역 맹주를 넘어서야 한다”며 다른 두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저는 당에 남아 계파 패권주의와 맞서는 더 지독한 싸움을 선택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당내분열을 질타하고 나섰다. 주승용 후보는 “신당 출현으로 야당이 분열한다면 2017년 정권교체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고 문병호 후보는 “탈당 사태를 보면서 통렬하게 반성하고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고문의 탈당 사태 속에서 연설회 분위기는 대체로 어수선했으며 뜨거운 열기를 확인할 수도 없었다. 현장투표가 이뤄지지 않는데다 당 대표나 최고위원 후보로 신선한 인물이 없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혔다. 울산 지역 한 대의원은 "모두 '그 밥에 그 나물'로 예전 인물들 아닌가"라며 “오늘 정동영 상임고문까지 탈당해 관심이 다 그쪽으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울산ㆍ부산=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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