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박 회장에 근신 조치했다" 박 "언론 통해 들은 것이 전부"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이 측근을 통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근신 주장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박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조용호 변호사는 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실장이 지난 9일 국회 운영위에서 "박 회장에게 근신하라고 조치했다"고 한 것과 관련, "(박 회장은) 김 실장의 근신 얘기는 언론을 통해 들은 것이 전부"라고 부인했다. 특히 박 회장은 일부 측근을 통해 "진짜 근신할 사람은 따로 있다"고 화를 낸 것으로 알려져 사실여부에 따라 논란이 번질 수 있다. 검찰의 청와대 문건 유출 중간 수사 발표와 관련해 사실상 논란의 핵심으로 지목된 박 회장이 침묵을 깨고 김 실장을 겨냥해 각을 세우는 것이 남은 수사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조 변호사는 박 회장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전 경정으로부터 수시로 청와대 문건을 보고 받았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서도 "박 회장은 청와대 정식 문건을 받은 적도, 자료를 요청한 적도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 회장측이 남은 검찰 수사에 대한 선제적 방어차원에서 나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 드러나지 않은 진실게임의 신호탄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중간 수사 결과만 놓고 보면 박 회장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당장 야당은 이 같은 의혹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며 진실 규명을 위해서라도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김 실장은 운영위에 나와서 위증을 한 것이냐"며 "근신과 자중을 요구했다고 했는데 요구받은 바 없다는 박지만씨의 얘기는 무엇인가. 다시 진실게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서 원내대변인은 그러면서 "근신할 사람이 박지만씨가 아니라 정윤회씨인지 아니면 문고리 3인방인지 김기춘 비서실장인 밝혀야 한다"고 재차 특검을 요구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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