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 관련 질문받고 강조 "국보법은 나라 지키는 최소한의 법"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과 ‘종북콘서트’ 논란에 대한 국가보안법 적용 등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에 대해 헌법적 테두리 안에서만 정치적 자유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또 산케이신문 지국장 기소로 인한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 등도 일축했다. 체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지만, 국민대통합을 위해 반대편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질의응답 시간에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진보와 보수간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러한 노력도 헌법적 테두리 안에서,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진당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북한이 아직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정체성까지 무시하고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은 용납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박 대통령은 한 외신기자가 재미동포 신은미씨 강제 출국, 산케이신문에 대한 청와대의 법적 대응 등을 예로 들며 거론한 국보법 남용 우려와 표현의 자유 위축 질문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 기자는 “미국 국무부에서도 국보법의 일부 규정이 모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보법 남용 우려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국보법을 검토할 적절한 시기가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각 나라마다 사정이 똑같을 수 없고 국가의 취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나라에 맞는 법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국보법 존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과 대치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법이 진행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일부 시민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북한 인접 지역 주민들의 신변 위협으로 비롯되는 갈등 사이에서 정부가 조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농성하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받지 않은 예를 들며 국민과의 소통의지 부족을 지적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시 여야가 특별법을 위해 합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끼어들어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날 회견에 대해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사법팀장은 “인적쇄신 요구 등 반대편의 의견을 듣고 국민여론을 수렴하기는커녕 자신의 기존 입장만 피력하는 ‘불통’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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