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실세커녕 국정과 전혀 관계없어… 박 '바보 같은 짓' 이간질에 말려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의혹의 두 주인공인 정윤회씨는 감싸 안고 박지만 EG 회장에게는 경고를 날렸다. 그러나 정씨와 박지만 EG 회장 간 권력암투설 등에 대해서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정씨에 대해 “벌써 수년 전에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제 곁을 떠났기 때문에 국정 근처에도 가까이 온 적이 없다”면서 “분명하게 말씀 드리는데 실세는커녕 국정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씨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체육계에 여러 가지 비리가 쌓여서 이것을 바로 잡고자 했다”면서 “(이게) 둔갑을 해서 체육계 인사에 전혀 관계도 없는 사람이 관여가 됐다고 이야기가 나왔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박 회장을 향해서는 간접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친인척 관리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자기의 개인적인 영리,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서 전혀 관계없는 사람과 관계없는 사람 중간을 이간질 시켜서 뭔가 어부지리를 노리는 그런 데 말려든 것이 아니냐, 그런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지목한 대상은 정윤회 문건 작성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추정되며 ‘정신차리라’고 경고한 대상은 박 회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비선실세를 비롯한 항간의 의혹은 ‘터무니 없는 조작’이라고 일축했다. 박 대통령은 과거 정부에서 불거진 친인척이나 측근의 권력남용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감찰관제 도입을 공약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런데도 실세고 뭐고 전혀 관련이 없는데 이렇게 일어났느냐, 그래서 제가 조작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너무나 터무니 없는 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며 “말도 안되는 일들이 계속 논란이 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정말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한 톤으로 지적했다. 정윤회 문건을 ‘찌라시’로 규정한 지난달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석상의 발언에서 한 발 더 나간 지적으로 보인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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