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동서 철기 목관묘 발굴
세형동검 7점ㆍ창ㆍ끌 등 총 19점
청동 유물 한 무덤 최다 출토
한반도 초기 철기시대에 만들어진 목관묘에서 청동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그 중 한 무덤에서만 세형동검(細形銅劍) 7점을 포함한 청동기 유물 19점이 쏟아져 나왔다. 정식 발굴조사를 통해 한 고분에서 15점 이상의 청동 유물이 나온 건 처음이다.
문화재 발굴 전문기관인 중원문화재연구원은 충북 충주시 호암동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초기 철기시대(기원전 3세기~서력기원 전후) 무덤 3기와 통일신라∼조선시대 무덤, 그리고 삼국시대 숯가마 등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발굴 터는 충주시의 전국체전 개최를 위한 종합스포츠타운 부지로, 연구원은 충주시의 의뢰를 받고 2013년부터 표본조사, 시굴조사를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정식 발굴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돌무지나무널무덤에서 이례적으로 다량의 청동 유물이 나왔다. 출토 유물은 한반도 초기 철기시대를 대표하는 청동기 중 하나인 세형동검(한국식동검 또는 좁은놋단검ㆍ길이 23∼30㎝) 7점, 나무 자루를 끼우는 청동 창인 청동 투겁창 1점, 나무 자루를 묶어서 연결하는 청동 창인 청동 꺽창 1점, 끌의 한 종류인 청동 새기개 4점, 청동 잔줄무늬거울 1점 등 19점이다.
이번에 발견된 돌무지나무널무덤은 기원전 2~1세기 백제와 신라, 가야가 태동하기 전 한반도 중남부에 존재했던 진국시대의 것으로 문화재청은 보고 있다. 돌무지나무널무덤은 지하에 직사각형의 구덩이를 파고 나무관을 놓은 뒤 그 위를 돌로 채운 무덤양식이다. 발굴조사단은 “당시 충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강력한 세력을 이끌던 수장의 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은석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연구관은 “신고가 아닌 정식 발굴조사 결과 한 고분에서 청동유물 15점 이상이 나온 건 처음”이라며 “단일 무덤 출토품으로는 최대”라고 설명했다. 앞서 1971년 전남 화순군 대곡리에서 세형동검, 잔줄무늬거울, 청동 새기개 등이 함께 발견돼 1972년 국보 제143호로 일괄 지정됐었다.
돌무지나무널무덤이 지금까지 주로 확인됐던 충남, 전남 등이 아닌 충북에서 발견된 것도 특이점이다. 고분 구조가 비교적 온전히 남아있는 등 상태가 양호해 무덤의 축조방식과 유물 부장 방식도 명확히 드러난다.
문화재청은 20일 전문가 검토회의를 거쳐 현지 원형 보존, 이전 복원 등 보존 방향을 결정한 뒤 그 결과를 매달 열리는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20일 오후 2시 일반인에게 발굴현장을 공개한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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