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소마미술관서 전시
‘씨 뿌리는 사람’ ‘감자 심는 사람들’ ‘추수 중에 휴식(룻과 보아스)’ ‘양치기 소녀’.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농민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의 작품이다.
25일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열리는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 전시회에는 미국 보스턴미술관 4대 걸작으로 꼽히는 이들 작품 외에도 ‘자화상’ ‘뜨개질 수업’ ‘버터를 섞는 젊은 여인’ ‘소 물주는 여인’ ‘서서 실 잣는 여인’ 등 밀레 작품 25점과 그가 이끈 바르비종파 화가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테오도르 루소, 쥘 뒤프레, 레옹 어거스틴 레르미트의 작품 39점이 전시된다. 170여 점으로 밀레의 유화와 판화, 종이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보스턴미술관이 밀레 탄생 200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시로 지난해 미국과 일본에서 100만여 명을 동원했다.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한 농가에서 태어난 밀레는 1849년 콜레라를 피해 가족과 함께 파리 남쪽 퐁텐블로 숲 근처 작은 마을 바르비종으로 이주했다. 때묻지 않은 자연의 경치와 시골풍경에 매료된 밀레는 그곳에서 많은 미술적 영감을 받았는데 그것이 ‘씨 뿌리는 사람’ 같은 작품이 탄생한 배경이 됐다. 사회 하층민으로 여겨지던 농부에 포커스를 맞춘 이 그림은 대지와 싸우며 살아가는 검게 그을린 농부의 소박하지만 경건한 삶을 어두운 색채와 거친 붓 놀림을 통해 영웅적으로 그려내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농민의 삶을 회화의 소재로 전면에 등장시킨 밀레는 그간 유행했던 신화나 종교적 주제에서 벗어나 풍경화 속에 초상화를 그리는 파격을 추구했다.
서순주 전시 총감독은 “19세기 밀레는 전통 회화에서 볼 수 없었던 농부들의 다양한 일상을 소재로 사용해 미술사의 주제적 혁명을 일으킨 큰 화가”라며 바르비종파의 등장으로 미술이 모더니즘의 시대로 한 걸음 나아간 것은 물론 반 고흐를 필두로 한 인상주의 미술의 탄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5월 10일까지. 1588-2618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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