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감독, 팀 스타 제목 점찍어
매일 특훈시키고 꾸준히 출전 기회
프로농구 유도훈(48)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우리 팀에서도 국가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내지만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스타는 프로농구 흥행을 위한 핵심 상품이다.
선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유 감독은 신인 정효근(22)을 콕 찍었다. 일명 ‘정효근 국가대표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정효근은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2m의 큰 키에도 빠른 발과 농구 센스를 갖췄다는 평을 받은 기대주다.
유 감독은 한양대 시절 센터로 뛴 정효근을 스몰포워드로 돌렸다. 그러면서 롤 모델로 김영만 원주 동부 감독과 추승균 전주 KCC 코치를 정해줬다. 유 감독은 “스몰포워드를 하려면 지금보다 순발력을 더 키워야 한다”며 “공격보다 수비가 먼저 돼야 한다. 김영만, 추승균도 선수 시절 슛이 좋기는 했지만 수비로 인정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정효근을 국가대표로 만들기 위해 특별 훈련을 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순발력을 높이기 위해 아침마다 줄넘기를 40분씩 하도록 했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비시즌 동안 납 조끼와 모래 주머니를 차고 ‘지옥 훈련’을 경험할 예정이다.
정효근은 현재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고 코트를 누빈다. 35경기에 나가 평균 5.1점 2.5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경험 부족탓에 약간의 기복이 있다. 괄목할 성장을 이룬 부분은 3점슛 성공률(41.2%)이다. 51개를 시도해 21개를 넣었다.
유 감독은 정효근의 성장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도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스몰포워드를 한다고 화려한 것만 해서는 안 된다”면서 “공격이든 수비든 공 없을 때 움직임이 좋아야 한다. 대학 때 혼자 공격을 하다시피 했던 습관이 몸에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대표는 가급적 일찍 해야 좋다”며 “어리다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감독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는 정효근은 “대표팀에서 경험만 쌓고 오는 선수 말고 주전으로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감독님의 주문을 쏙쏙 빨아들여 2년 안에 국가대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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