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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 잡으면 이쁜이 수술 효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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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 잡으면 이쁜이 수술 효과 본다

입력
2015.01.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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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후 여성 80%가 '찔끔' 증세, 질 성형술과 성만족도는 무관

기침만 해도 '실례' 비만도 원인, 방광 자극 술·커피·매운 음식 삼가야

선 채로 양 발꿈치를 붙이고 의자나 탁자를 이용해 몸의 균형을 잡는다. 이 상태에서 양 뒤꿈치를 들어 골반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운동을 한다.
선 채로 양 발꿈치를 붙이고 의자나 탁자를 이용해 몸의 균형을 잡는다. 이 상태에서 양 뒤꿈치를 들어 골반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운동을 한다.

#주부 김모(42ㆍ여)씨는 출산 후 질 쪽으로 아랫배가 쏠리는 느낌과 함께 오줌이 새는 요실금 증세가 나타났다. 은근히 걱정이 된 김씨는 동네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요실금 수술과 함께 성감 증진과 함께 질 상태 개선을 위해 ‘이쁜이 수술’로 불리는 후질벽 성형술(질 성형술)을 권했다. 다른 사람에게도 물어보니 요실금으로 요즘 개원가에서는 보험 되는(병원에서는 돈이 되지 않는) 요실금 수술뿐만 아니라 보험이 되지 않는(병원에서는 돈이 되는) 질 성형술, 방광요도교정술 등 ‘비뇨기과 3종 세트’로 불리는 수술을 같이 받으라고 권하고 있다고 했다. 서주태 제일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일부 개원가에서 수익을 위해 필요 없는 수술을 권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이쁜이 수술을 하면 요실금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쁜이 수술, 요실금 치료 안돼”

김씨처럼 출산을 경험한 중년 여성이 관심을 갖는 분야의 하나가 바로 이쁜이 수술이다. 출산 후 질의 근육탄력도가 떨어져 질 이완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평소 배우자와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갖기 못하거나 섹스리스인 여성이 이 같은 수술에 솔깃해 하기 마련이다.

일부 개원가에서는 ‘속 좁은 여성이 사랑 받는다’는 등으로 이쁜이 수술을 부추기고 있다. 일부 개원의는 “이쁜이 수술을 받으면 여성의 정서적 부분에 젊음을 가져다 주고, 여성불감증과 갱년기 증상 개선뿐만 아니라 요실금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이쁜이 수술이 성 만족도를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것이 비뇨기과 교수들의 주장이다. 한 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이쁜이 수술을 하면 질을 너무 좁게 만들어 조루를 야기하는 등 남성에게 성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요실금 수술만으로도 성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 질 성형술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서주태 제일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이 요실금 수술만 시행한 여성 81명과 요실금 수술과 질 성형술을 같이 시행한 여성 38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성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요실금 수술만 시행한 집단과 둘 다 시행한 집단 똑같이 성 만족도가 좋아졌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요실금 수술로 인해 소변이 새지 않아 성 만족도가 좋아진 것으로 질 성형술은 다른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신경비뇨기과저널(International Neurourology Journal)’ 에 실렸다.

우울증까지 생기는 ‘사회적 암’

국내 여성 요실금 환자는 약 11만 명(2013년 건강보험공단)이다. 40대 중년 이후부터 10명 중 8명이 앓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이 여성 1,000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350여 명이 요실금 증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은 또래와 비교하면 40%나 ‘덜 건강하고, 약 2배 더 우울하다’고 답했다.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쳐 인간관계가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답이 사람이 36.2%나 됐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나고 가족과 다투게 됐다(21.7%), 활동 제약으로 전보다 집안일에 소홀해졌다(20.8%)는 답도 있었다.

주명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대한비뇨기과학회 회장)는 “요실금을 숨기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 취약해 고립감이 심해질 수 있다”고 했다. 주 교수는 “요실금은 암처럼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 의기소침해지고 우울증까지 앓을 수 있어 ‘사회적 암(social cancer)’으로 부른다”고 덧붙였다.

요실금은 생기는 원인에 따라 복압성ㆍ절박성ㆍ혼합성 요실금 세 종류로 나뉜다. 복압성 요실금이 전체 환자의 30~6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하다. 운동하거나 기침ㆍ재채기로 갑자기 배의 압력이 높아져 생긴다. 비만도 복압성 요실금을 유발한다. 뚱뚱해지면 복막 속에 지방이 쌓여 방광이나 자궁이 처져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 안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방광이 제멋대로 줄어들어 소변이 새는 증상이다.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치매, 뇌종양 같은 뇌 질환이나 척수손상, 전립선비대증, 만성 방광염 등이 원인이다. 전체 요실금의 10~20%를 차지한다. 혼합성 요실금은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이 함께 나타난다.

가벼운 증세엔 케겔 운동 효과적

요실금 치료법은 종류와 원인에 따라 다르다. 복압성 요실금이 심하지 않는 경도(輕度)의 요실금은 케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가볍다면 케겔 운동이 효과적이다. 케겔 운동은 처음 3초 동안 대소변을 참을 때처럼 항문주위 근육만 조여주고 1~2초 쉬는 것이다. 익숙해지면 시간을 점차 늘려 10초는 근육을 조여주고 다음 10초는 이완하면서 하루 5번씩 시행하면 된다. 빠르면 2~3개월에서 6개월 이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경진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요실금은 부끄럽다고 숨기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며 “소변을 너무 오래 참으면 방광이 약해져 요실금이 심해진다”고 했다. 따라서 평소 사교활동을 늘려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출이나 운동할 때 요실금 전용 언더웨어를 활용해 올바른 배뇨습관을 기르면 좋다.

방광을 자극하는 술ㆍ커피ㆍ매운 음식은 삼간다. 이밖에 전문가와 상담해 요실금 골반운동치료나 항콜린성 약물을 이용하는 약물치료나 수술 등 본인 증상에 맞는 치료법을 택하면 된다.

<요실금을 막아 주는 케겔 운동>

양쪽 다리를 어깨 넓이만큼 벌린 채로 바닥에 똑바로 누워서 아랫배와 엉덩이의 근육을 편안하게 이완시킨 상태로 5초간 골반 저부 근육을 수축시킨다.
양쪽 다리를 어깨 넓이만큼 벌린 채로 바닥에 똑바로 누워서 아랫배와 엉덩이의 근육을 편안하게 이완시킨 상태로 5초간 골반 저부 근육을 수축시킨다.
똑바로 바닥에 누워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신 후 엉덩이를 서서히 들면서 골반 근육 수축을 5초간 한다. 이어서 어깨, 등, 어덩이 순서로 바닥에 내리면서 힘을 뺀다.
똑바로 바닥에 누워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신 후 엉덩이를 서서히 들면서 골반 근육 수축을 5초간 한다. 이어서 어깨, 등, 어덩이 순서로 바닥에 내리면서 힘을 뺀다.
양 무릎과 손바닥을 바닥에 댄 후 숨을 들이마시면서 등을 동그랗게 하고 5초간 골반근육을 수축시킨다. 이어서 숨을 내쉬면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양 무릎과 손바닥을 바닥에 댄 후 숨을 들이마시면서 등을 동그랗게 하고 5초간 골반근육을 수축시킨다. 이어서 숨을 내쉬면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엉덩이를 깔고 앉은 상태에서 양 발끝을 바깥으로 향한 후 골반 근육을 5초 동안 수축시키면서 양 발끝을 안쪽으로 향하게 움직인다.
엉덩이를 깔고 앉은 상태에서 양 발끝을 바깥으로 향한 후 골반 근육을 5초 동안 수축시키면서 양 발끝을 안쪽으로 향하게 움직인다.
다리를 가부좌하고 앉은 자세에서 골반, 항문, 질을 서서히 조여 준다.
다리를 가부좌하고 앉은 자세에서 골반, 항문, 질을 서서히 조여 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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