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언론외압 녹취록 추가 공개 "언론인, 대학 총장 만들어 주고…" 등 담겨
"언론 개입 사죄… 통렬 반성" 불구 내용 부인하다 말 바꿔 곤욕도
여야는 10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언론 외압’ 의혹이 제기된 녹취 파일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존에 공개된 내용 외 녹취 파일을 청문회장 밖에서 공개했고,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짜깁기’ 의혹을 제기하며 밤 늦게까지 정회를 반복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통렬한 반성을 하고 있다”며 낮은 자세를 보였으나, 야당이 제기한 병역 의혹 등에 대해선 입장을 번복하면서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이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김영란법에 기자들이 초비상이거든? 안 되겠어 통과시켜야지 진짜로”라며 “통과시켜서, 여러분들도 한 번 보지도 못한 친척들 때문에 검ㆍ경에 붙잡혀가서 ‘시골에 있는 친척이 밥 먹었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합니까’ 항변을 해봐. 당해 봐”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언론인들, 내가 대학총장도 만들어주고…”라며 “나, 언론인, 40년 된 인연으로 이렇게 산다”고 언론인과 친분을 과시했다. 또 “언론인 대 공직자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인간적으로 친하게 되니까…. 내 친구도 대학 만든 X들 있으니까 교수도 만들어주고 총장도 만들어 주고…”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이 후보자가 취재진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한 발언들이다.
이 후보자는 ‘언론 외압’ 의혹에 대해선 “백 번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적절치 못한 처신에 대해 통렬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추가 녹음파일이 공개된 후 새누리당에선 “공개된 녹취록이 짜깁기됐다”고 반박하며 파행을 거듭했다.
진선미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 후보자의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해 당초 해명과 다른 사실을 지적하며 위증 고발을 요구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5일 진 의원과 통화에서 첫 징병 신체검사를 1971년 충남 홍성에서 받았고, 해당 지역에는 X-레이 시설이 없어 ‘부주상골 증후군’을 제대로 입증할 수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 의원 등이 공개한 병역기록표에는 당시로는 최첨단시설을 갖춘 서울 육군수도병원에서 1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총리 역할과 관련해선 “각부 장관을 통할하면서 대통령을 보좌해서 국정을 잘 수행하는 게 책임 총리”라며 “총리가 되면 국무위원 해임 건의, (임면) 제청권을 정확히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언론 외압 녹취록 공개가 청문회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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