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안팎의 부정적 기류 딛고 비박 지도부 가결에 막중한 역할
문재인 체제 첫 시험대 결집력 확인, 공세적으로 이슈 선점 나설 듯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16일 여야 표 대결 끝에 가까스로 통과했다. 야당의 표결 참여로 여야가 각각 실리와 명분을 챙기며 파국은 면했지만, 설 민심이 이 총리 인준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향후 정국이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은 여전하다.
새누리, 당 목소리 키워가며 주도권 확보 나설 듯
새누리당은 안팎의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이완구 총리 카드’를 사수한 만큼 독자적인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속화 할 수 있는 ‘세 번째 총리 후보자 낙마’라는 최악을 상황을 피하는 과정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비주류’ 지도부의 역할이 컸던 만큼 향후 당청관계에서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당 안팎에서는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향후 전개될 개각 등 인적쇄신은 물론 증세ㆍ복지 논쟁 등에서 제 목소리를 내며 민심을 파고들려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 내에서 이탈표가 적지 않았다는 데에서 새누리당의 바닥 표심을 읽을 수 있다”며 “새누리당 지도부가 복지ㆍ증세 등의 문제에서 청와대와 다른 모습을 보여온 만큼 당청관계의 변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명동의안 처리 직후 당 지도부의 공개적인 발언도 이 같은 기류를 엿보게 한다. 김 대표는 원활한 당청관계를 바탕으로 국정운영 과정에서 당의 목소리가 커지게 될 것임을 예고했고, 유 원내대표는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겨냥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적쇄신을 거듭 강조했다.
결집력 확인한 새정치, 증세ㆍ복지 요구 거셀 듯
‘문재인 체제’ 출범 후 첫 시험대에 올랐던 새정치연합은 나름의 결집력을 확인한 만큼 대여 관계에서 더욱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문재인 대표는 임명동의안 처리 직후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이 총리 인준안을 밀어붙인 데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적 여론에 있어 이 총리 인준 반대가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새정치연합은 당장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증세ㆍ복지 논란, 개헌 문제 등 폭발성이 큰 이슈들을 선제적이고 공세적으로 제기하면서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 현안의 경우 사실상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전면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소재들이란 점에서다. 벌써부터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남은 2월 임시국회 기간에 여야 대치가 격화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장의 변수는 해양수산부장관을 비롯한 개각과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인적쇄신 내용이다. 설 민심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정국의 주도권을 누가 쥐고 나갈지가 판가름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설 밥상머리에서 새누리당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새정치연합은 여당의 독단적 국정운영을 주장하며 전면적인 여론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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